화석연료를 태워 초래한 기후변화가 인간을 비롯한 지구상의 생물종을 대멸종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런 임박한 현실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산업계가 탄소 제로 경제로의 전환에 앞장서고 있어 주목된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이른바 '그린-디지털 산업혁명'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지금, 패러다임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산업계의 새로운 움직임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LG화학의 오창 전기차배터리생산라인에서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는 LG화학 연구원들. LG화학 제공
LG화학의 오창 전기차배터리생산라인에서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는 LG화학 연구원들. LG화학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대기오염 등을 불러일으키는 내연차의 시대가 흔들리면서 전기차 시대가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완성차 업계는 재빠르게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의 내연차의 핵심은 엔진이다. 이러한 전기차의 엔진 역할은 이제 배터리가 맡게된다. 그만큼 배터리는 ‘포스트 반도체’로 꼽히며 미래 먹거리이자 친환경에너지로 꼽힌다.

이러한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은 선두로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누계 점유율에서 LG화학이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LG화학, 1990년대부터 ‘2차전지’ 연구 시작

LG화학은 1990년대 들어서 2차전지에 관한 연구개발을 검토하다 95년에 본격적인 독자개발에 착수했다. 1996년 4월에는 1999년까지 리튬이온 2차전지의 개발에서부터 양산까지 모든 것을 완료하겠다는 마스터 플랜을 발표했다.

통상 조사, 실험, 시험공장 건설, 양산공장 건설, 안정화에는 최소한 5년이 걸리는 대규모 프로젝트였으나, 이를 3년 안에 완성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당시 언론에서도 우리나라에서의 리튬이온 2차전지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린 적이 있었고, 심지어 에너자이저, 듀라셀과 같은 선진기업도 두 손을 든 상태였다.

하지만 LG그룹과 회사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LG화학 연구원들은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했다.

독자개발을 위해서는 한 발 앞서 개발에 성공한 일본에서의 정보수집이 필수적이었다. 이에 연구진들은 일본의 장비업체들을 끈질기게 설득해 어떤 장비가 제조회사에 납품됐는지 확인해 나가면서 개발에 주력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LG화학은 1997년 11월 개발 1년6개월 만에 당시 일본제품보다 뛰어난 세계 최고 용량(1800mAh), 세계 최경량(150Wh/kg)의 시제품 양산에 성공하게 된다. 이후 LG화학은 98년 국내 최초로 첫 대량 생산을 시작하고, 고속성장을 거듭해왔다.

2001년에 LG화학은 2200mAh(미리암페어)급 노트북용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의 세계 최초 양산에 이어, 또다시 2005년에 2600mAh급을 일본업체보다 한발 앞서 세계최초로 양산하면서 고성능 노트북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고,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게 됐다.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폴란드 공장. LG화학 제공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폴란드 공장. LG화학 제공

◇친환경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분야에서 선두로 나서

2009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국내 2차전지 산업분야에 낭보가 전해졌다. LG화학이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미국 GM사의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된 것.

업계에서는 이 소식을 우리나라 기술이 바탕이 돼 전세계 전기자동차 시대를 본격적으로 개막하게 됨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한다. 그동안 배터리 분야에 먼저 진입한 일본을 추격하던 입장의 우리나라가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서는 일본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GM의 쉐보레 볼트는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세계 최초 전기자동차다. 배터리가 동력의 보조수단으로만 작용하던 기존 하이브리드카와는 달리 순수 배터리 힘만으로 구동하는 차세대 친환경 차량이다.

따라서 출력, 안전성 등 배터리의 성능이 전기자동차의 상용화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큰 핵심 요소로 손꼽힌다. 세계 첫 양산형 전기자동차에 어느 업체의 배터리가 적용될 것인가는 전세계 자동차 및 배터리 업계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

이에 앞서 LG화학은 지난 2007년 12월에 현대차가 국내 최초로 양산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아반떼’와 기아차의 ‘포르테’의 리튬이온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LG화학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일본의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50% 이상의 높은 출력과 에너지를 제공해 가볍고 콤팩트한 구조로 배터리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앞으로 전기자동차용 시장은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차세대 녹색기술(Green Technology)’의 대표격인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 클린 에너지 분야의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전지 R&D 연구원. LG화학 제공
LG화학 전지 R&D 연구원. LG화학 제공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 위상 공고화

LG화학은 올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만 10조원의 매출 목표를 세운바 있다. 코로나19 이슈로 약간의 매출 하락이 예상되지만,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빠른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우위의 R&D(기술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신규 수주 확대와 함께 가장 작고 오래 가면서도 안전한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배기가스 배출 및 연비 규제가 더욱 강화되면서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모델 출시 시기를 앞당기고 있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LG화학의 주요 고객사는 우리나라의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 유럽의 폭스바겐, 르노, 볼보, 아우디, 다임러, 메르세데스벤츠, 재규어, 포르쉐, 중국의 지리 자동차 등이다.

LG화학은 2016년 말 폴란드에서 전기차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열었으며 2018년 1분기에 가동을 시작했다. ‘오창(韓)-홀랜드(美)-남경(中)-브로츠와프(歐)’로 이어지는 업계 최다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구축하며 ‘글로벌 톱 배터리 컴퍼니’의 위상을 공고히하고 있다.

또 2019년 12월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6월에는 중국 로컬 1위 브랜드인 지리 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하며 4각 생산체제에서 총 7개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확보하게 됐다.

LG화학은 2017년말 기준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 42조원, 2018년 상반기말 기준 60조원, 2018년말 기준 78조원, 2019년 1분기말 기준 110조원을 돌파했으며 최근 수주잔고(2019년말 기준)는 150조원 수준에 달한다. 수주잔고 내역을 바탕으로 2020년말까지 4각 생산체제의 총 배터리 생산 능력을 100GWh 이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는 1회 충전시 380km를 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167만대나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LG화학은 순수 전기차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미국, 중국, 유럽 3개 지역에 생산거점을 구축한 전세계에서 유일한 업체로,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LG화학을 주목하는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의 우수성 때문이다.

LG화학은 ▲전세계 배터리 메이커 중 유일한 화학기반의 회사로 소재내재화를 통한 원가경쟁력과 함께 ▲분리막의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LG화학만의 특허 받은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내부 공간활용을 극대화해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Lamination & Stacking’ 제조 기술 ▲차량 디자인에 맞춰 적용이 용이하며 안정성이 높고 수명이 긴 ‘파우치(pouch) 타입’ 등 경쟁사 대비 우수한 제품 신뢰성과 성능을 갖추고 있어 고객사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지속적으로 주문량이 늘고 있다.

특히 LG화학 전기차용 배터리는 특허를 획득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을 적용하고 배터리의 형태가 ‘캔(can) 타입’이 아닌 ‘파우치(pouch) 타입’이어서 폭발 위험이 없으며, 표면적이 넓어 열 발산이 용이해 배터리 수명도 길다는 장점이 있다.

또 Lamination & Stacking 구조라는 자체 개발 기술을 적용해 배터리 내부 공간활용을 극대화해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실현할 수 있는 등 구조적인 측면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수한 제품 신뢰성 및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화학회사로 자체적으로 소재를 생산해 내재화할 수 있는 등 원가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 안전성, 성능, 원가 경쟁력 등 전기차 배터리가 갖추어야 할 삼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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