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 케이블방송 현대HCN, KT 인수 유력
KT, 경쟁 통신사 넘어서 유료방송 1위 수성
통신3사 경쟁해 입찰가 6000억 육박할 듯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KT가 서울 강남·서초권 케이블TV 현대HCN을 품는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KT는 유료방송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현대HCN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KT스카이라이프를 선정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지난 15일 진행된 본 입찰에 KT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참여해 경쟁했다. 통신3사의 경쟁에서 인수가격이 핵심으로 떠올랐는데 업계에서는 최대 6000억원 가까이 입찰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 HCN의 가치를 가입자당 30만원, 총 가입자 약 133만명으로 계산해 4000억원대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여기에 자회사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현대미디어의 가치,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대HCN이 서울 강남·서초 영업권을 보유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의 인수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되면 KT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를 따돌리고 유료방송 1위 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합친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말 기준 31.52%로 1위였다. 여기에 현대HCN의 3.95%를 더하면 35.47%로 독보적 1위가 된다. 2위 LG유플러스 및 LG헬로비전(24.91%)과의 격차는 1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남은 유료방송 매물인 딜라이브(5.98%), CMB(4.58%)를 LG유플러스가 모두 인수해야 KT와 동률이 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되면서 위성방송 사업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는 그동안 IPTV 성장과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강세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었다.

다만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의 인수합병은 정부의 M&A 적격 심사를 통과해야만 가능하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허가가 해당된다. 현대HCN을 KT스카이라이프에 합병하려면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 동의까지 얻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 논란과 위성방송의 공공성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

앞서 KT는 2018년부터 딜라이브 인수를 시도했으나 관련 논란이 커지면서 진전이 없었다.

특히 KT스카이라이프는 공적 책무가 강조되는 위성방송사업자라는 점이 줄곧 지적돼 유료방송 지배력 확장에 동원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는 "국내 유일 위성방송사로 방송과 방송의 M&A라는 측면에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갖게 됐다"며 "기업결합심사가 원만하고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최선을 다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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