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사내 노조 활동 공식 인정
이재용 ‘노조 경영 철폐’ 선언 후 첫 노사합의
삼성 계열사에도 노조 인정 물결일 듯

삼성디스플레이가 노동조합 전임자를 두게 되면서, 노조활동을 공식 인정하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가 노동조합 전임자를 두게 되면서, 노조활동을 공식 인정하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노동조합 전임자를 두게 되면서, 노조활동을 공식 인정하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무노조 경영' 폐기 원칙을 발표한 후 나온 결과로 삼성에 노조관계의 변화 물결이 감지되고 있다.

29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7일 노조에 “회사내 정당한 노조활동을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합의를 통해 회사에 노조 사무실을 마련하고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전임자를 두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위원장은 오는 8월 3일부터 활동을 시작하고 단체 교섭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단체 교섭 일정, 사무실 위치와 규모 등 구체적인 사항은 이후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충남 아산시에서 설립신고증을 받은 뒤 지난 2월에 공식 출범했다. 노조 출범 후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지난 5월 첫번째 교섭과 상견례를 진행했고 이달 초에는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처음으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사내 노조 활동 공식인정은 삼성전자의 주요 계열사 중 처음으로 진행된 것이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무노조 경영 철폐'를 선언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진행됐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무노조 경영' 폐기 원칙을 발표한 직후 재계에서는 삼성 노사관계에 전향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란 관측이 잇따라 나왔다.

당시 이 부회장은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해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고 그래서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며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삼성디스플레이의 노사 인정 분위기가 다른 삼성 계열사에도 영향을 끼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삼성 계열사 가운데 삼성전자서비스·삼성엔지니어링·에스원 등에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결성돼 있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화재에는 한국노총 산하 노조가 있다.

노조 인정외에도 최근에 삼성은 해고노동자와 만나며 달라진 노사 관계를 보이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정훈 삼성전자서비스 상생협력팀장 상무는 지난 27일 경기 수원에 위치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사무실에서 정찬희 삼성전자서비스 해고노동자를 만났다.

또 삼성은 지난 5월에는 노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와도 만나 서울 강남역 사거리 교통 폐쇄회로TV(CCTV) 철탑 위에서의 고공농성을 멈추게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발표 이후 삼성이 전향적인 노사 관계를 보이고 있다”면서 “단순히 이야기를 청취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노조활동을 인정하면서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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