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급등에 피로도 쌓이고 투기수요 위축
3기 신도시 등 '30만호' 가시화…공급부족 우려도 줄어

한국은행의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CSI는 125로 지난 2018년 9월(128)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한국은행의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CSI는 125로 지난 2018년 9월(128)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CSI는 125로 전달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112)에 이어 두달째 오름세로 지난 2018년 9월(12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가격전망CSI는 현재와 비교한 1년 뒤 주택가격 전망으로 지수가 100보다 클 경우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 수가 하락할 것으로 응답한 가구 수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속적인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전망CSI가 오르고 있는 것은 "주택에 대한 수요가 공급에 비해 많고 실제 아파트 등 주택 매매가격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협력 공인중개사 6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주택가격 전망 설문조사(조사기간 7월 13~24일)를 보면 상승(63%)이 하락(23%)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역설적으로 집값 오름세에 대해 국민들이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된다.

하지만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이 최근 5년 정도 꾸준히 오르면서 가격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있고, 3기 신도시가 본격화되면 집값 상승의 한 요인이었던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도 어느정도 덜 수 있는 만큼 집값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사실 22차례에 걸친 부동산 대책에는 고강도 규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공급 방안 등 공급대책도 포함돼 있다.

"3기 신도시 등 '30만호' 공급 가시화되면 시장에 긍정적 신호"

대표적인 것이 2018년 9월 발표된 수도권 공공택 개발 등을 통해 30만가구를 공급한다는 '9·13대책'이다.

그리고 이를 구체화한 것이 3기 신도시(2차 수도권 주택공급계획)로, 남양주 왕숙 · 하남 교산 · 인천 계양 · 고양 창릉 · 부천 대장 등 5곳이다. 공급물량은 왕숙 6만6000가구, 교산 3만2000가구, 계양 1만7000가구, 창릉 3만8000가구, 대장 2만가구 등 17만3000가구이다.

3기 신도시는 남양주 왕숙 · 하남 교산 · 인천 계양 · 고양 창릉 · 부천 대장 등 5곳으로, 왕숙신도시 6만6000가구 등 17만3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3기 신도시는 남양주 왕숙 · 하남 교산 · 인천 계양 · 고양 창릉 · 부천 대장 등 5곳으로, 왕숙신도시 6만6000가구 등 17만3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외 과천(7000가구)과 안산 장상(1만3000가구), 용인 구성(1만1000가구), 안산 신길2지구(7000가구), 수원 당수2지구(5000가구) 등에서도 4만3000가구가 공급된다. 특히, 3기 신도시는 서울과 경계를 접하고 있어 2기 신도시 보다 접근성이 우수하다.

정부는 내년 말 사전청약을 목표로 일정을 추진하고 있어, 계획대로 순항한다면 시장에 확실한 신호를 주면서 아파트값 상승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부동산 시장 한 관계자는 "3기 신도시는 1기나 2기 신도시 보다도 오히려 서울 접근성이 좋고 최근 트렌드인 친환경이나 자족도시 개념으로 건설되기 때문에 수요층이 많을 것"이라며 "사업 추진 일정이 늦춰지지만 않는다면 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가 집값 상승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3기 신도시 공급과 서울 유휴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이 가시화되면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8월초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담길 내용이 아주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6·17, 7·10대책 규제 수위 상당히 높아 투기적 가수요 제한 효과"

6·17과 7·10대책 등 강도 높은 대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아파트값 상승세를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6·17대책과 7·10대책은 규제 수위가 상당히 높은 편으로 투기적 가수요를 제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풍선효과가 발생했던 수도권등 국지적 과열현상이 진정되면서 단기적으로 시장이 소강국면을 보일 가능성이 많다"고 예상했다.

또 "당장 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정부의 공급확대방안 등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관망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때문에 아파트값이 떨어지기 보다는 강보합 수준을 형성하면서 전월세 가격이 오르는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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