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페미 "성폭력, 가해자 없으면 피해자도 없다”
국회페미 "성폭력, 가해자 없으면 피해자도 없다”
  • 이제항 선임기자 (hang5247@hanmail.net)
  • 승인 2020.08.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국회페미, ‘일터로서 성평등한 국회 만들기’ 세 번째 캠페인은 위력에 의한 성폭력 근절
- 여성 보좌진 35명 대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 실태 자체 설문, 해결책은 ‘투명한 인사’
'위력에 의한 성폭력, 가해자가 없으면 피해자도 없습니다' 포스터(자료=국회페미)
'위력에 의한 성폭력, 가해자가 없으면 성폭력도 없습니다' 포스터(자료=국회페미)

[스트레이트뉴스=이제항 선임기자] “위력에 의한 성폭력, 가해자가 없으면 피해자도 없습니다”

일터로서, 민의의 대표기관으로서 성평등한 국회를 만들기 위해 국회 여성 근로자들이 결성한 ‘국회페미’는 이같이 강조하며, 8월 한 달간 위력에 의한 성폭력 근절 캠페인을 펼친다고 8월 1일 밝혔다.

‘국회페미’는 지난 2018년 8월 16일 결성된, 일터로서, 민의의 대표기관으로서 성평등한 국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국회 여성 근로자 기반 페미니스트 그룹이다.

이번 캠페인은 '국회페미'가 연속으로 진행하는‘일터로서 성평등한 국회 만들기’ 세 번째 캠페인이다. 앞서 국회페미는 여성에게 사무실 허드렛일을 강요하는 전근대적 관행을 지적한 ‘커피는 여자가 타야 제맛입니까?’ 캠페인, 극심한 유리천장 실태를 고발한 ‘여자는 보좌관 하면 안 되나요?’ 캠페인을 실시한 바 있다.

‘국회페미’는 우선 타락한 위력의 편에 선 정치권을 꼽았다.

국회페미 관계자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 등 최근 유력 정치인들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연달아 폭로되며 정치권의 저속한 성인지감수성 수준과 폐쇄적이고 폭력적인 조직문화가 드러났다.”며 “엄중한 코로나 시국에 서울·부산 시장 자리가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으로 공석이 되어 시정에 차질을 빚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정·청이 문제의 근본을 성찰하기는커녕 면피 수준의 대응조차 제대로 안 하고 있어 국민들에게 실망과 좌절을 안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의 인권과 명예 대신 타락한 위력의 편을 들어 '피해호소인'이라는 말로 진상을 모함했으며, 이 사건을 조직 전체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피해 사실, 복지적 관점에서 풀어야 할 ‘여성의 일’ 정도로 축소하고 여성 의원들에게 책임과 해결을 떠넘기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여성 의원 일동으로 뒤늦게 성명을 발표하고 젠더특위를 발동해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지만, 특위는 2년 전 안희정 성폭력 사건 때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라며, “민주당은 당 지도부의 심기보다 피해자의 인권과 국민의 대표로서의 책무를 우선해야 한다” 고 비판했다.

국회페미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의 해결책이 투명한 인사라고 주장했다.

‘국회페미’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이 밝혀진 직후, 정치권의 계속되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 현실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여성 보좌진 35명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을 진행하고 그결과를 밝혔다.

다수의 응답자가 ‘이래서 여비서는 뽑으면 안 된다’, ‘성폭력이 아니라 불륜이다’, ‘정치를 하다 보면 그럴 수 있다’라며 사건의 책임을 가해자가 아닌 여성 비서의 탓으로 돌리는 공공연한 2차 가해와 ‘펜스룰’ 사례를 경험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면접에서 '박원순·안희정 같은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대처하겠냐고 물으며 ‘사상검증’을 한다는 제보도 있었고, 보좌진 및 당원 단톡방에서 피해자의 신상을 캐내는 시도를 목격했다는 응답도 다수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으로 응답자들은 공통으로 인맥으로 이뤄지는 성차별적이고 불투명한 인사 시스템을 꼽았다면서, 남성 보좌관이 친한 남성 비서를 데려와 빨리 승진시켜주고 ‘인사 권력’을 대물림하기 때문에 여성 보좌진은 불합리한 상황이 닥쳐도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다.

한 응답자는 “서울시 등 지자체의 인사 시스템이 국회와 다르긴 하지만, 비서실은 대부분이 별정직 공무원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인사권을 남성권력이 쥐고 있는 상황은 비슷하다” 면서, “정치권에서는 남성과 남성이 서로를 끌어주고 보호하는 잘못된 문화가 있기 때문에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아무리 발생해도 진상규명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한 여성 보좌진은 “채용 시에 상대적으로 여성 지원자의 경력과 자질이 더 뛰어난 경우였음에도 보좌관이 남자를 뽑으라고 해서 이력서를 추린 적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 의원실은 관례적으로 여성은 인턴과 9급만 뽑아 허드렛일을 시키고 4급부터 8급까지는 남성만 뽑는다”는 응답도 있었다.

설문 참여자들은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려면 공통적으로 채용 및 승진 과정의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