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신임검사 신고식서 "민주주의 허울 쓴 독재 배격해야"
지지율 가속도, '인물난' 겪는 통합당 잠룡으로 급부상...이낙연 대세론 '흔들'
차기 대선 선호도-이낙연 25.6% vs 이재명 19.6% vs 윤석열 13.8%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검찰청 제공)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검찰청 제공)

[스트레이트뉴스=전성남 선임기자] 이낙연 민주당 의원을 쫓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그 뒤를 쫓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에 가속도가 붙었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27∼31일 전국 성인 2천5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 이낙연 의원은 25.6%, 이재명 지사는 19.6%를 기록했다.

윤석열 총장은 13.8%였다. 홍준표 의원과 안철수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4~5%선에 머물러 있다.

지난 4월 40%를 기록했던 이낙연 의원은 꾸준히 하향세를 그리다 이번 조사에서 20%대로 떨어진 반면, 이재명 지사는 지난 7월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은 후 반대로 20%대까지 근접했다.

특히 윤 총장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윤 총장은 지난 전달(6월) 조사(10.1%)보다 3.7%포인트 올랐다. 이 지사와 비슷한 도약 수치다. 3위권 안에 들어간 세사람의 격차는 각각 6%포인트 남짓이다. 오차 범위(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 밖이지만 '이낙연 대세론'을 위협하기에는 충분한 수치다.

야권 후보 지지율이 윤 총장으로 합쳐진다면 산술적으로는 차기 대선에서 이재명 지사를 넘어 이낙원 의원과도 대적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낙연 의원은 당장 대선은 둘째 치고, 당대표 선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오는 29일 당대표 선거일을 앞두고 김부겸·박주민 의원등과 한참 신경전을 벌이는 중이다. 박주민이라는 복병이 끼어들어 전선이 분산되는 모습이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여전히 '어대낙(어차피 대세는 이낙연)'을 읊고 있다.

그러나 '어대낙'이 차기 대선에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 의원이 당대표 자리에 앉게되면 야당의 견제와 함께 정부 정책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한꺼번에 쏠리면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 사이 이재명 지사와 윤 총장은 이 의원에 대한 실망표를 주워먹으며 반사이익을 얻는 그림도 그려진다.

이 지사는 지난 대법원 판결 이후 최대한 몸을 낮추며 민주당 당심에 구애중이고, 윤 총장은 통합당을 비롯한 보수야권의 적극적인 엄호와 지원사격을 받고 있다.

윤 총장은 지난 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해야 한다"고 말해 대선 후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통합당을 반색하게 만들었다. '독재'는 최근 정부여당에 대한 통합당의 비판 기조와 궤를 같이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윤 총장은 이날 발언에서 한동훈 검사장이 엮인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사과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박탈 등의 법무·검찰개혁위의 권고안에는 정작 입을 다물었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의 이날 발언이 '주어'가 빠졌다 뿐이지 사실상 문재인 정부를 향한 선전포고라고 풀이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법무부(추미애 장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총장 임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지만, 야권을 우군으로 확보하는 것을 넘어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편입해 인색 2막을 펼치겠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같은 윤 총장의 언행에 여권은 '탄핵론'까지 동원해 비난을 쏟아냈다.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자신의 SNS에서 "정치를 하려면 검찰 옷을 벗어야 하기에 민주당은 윤 총장을 탄핵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그를 징계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진 신동근 의원도 "검찰 개혁 반대를 넘어선 사실상의 반정부 투쟁 선언"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극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원욱 의원도 "검찰 정치를 하고 싶다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하시라"고 꼬집은 뒤,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한다면 그건 검찰총장이 할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반면 통합당의 입장은 환영 일색이다. 김은혜 대변인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칼잡이 윤석열의 귀환을 환영한다"며 "정권의 충견이 아닌 국민의 검찰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최형두 원내대변인도 K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윤 총장을 향한 정부와 여당의 흔들기와 공격 때문이었는데, 윤 총장이 다시 그런 기개를 초임 검사들에게 보여주어서 민주주의가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윤 총장은 여야 정치인들의 격렬한 비난과 찬사 사이에서 오늘도 몸값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조직에 충성'한다는 윤 총장이 과연 법복을 벗고 정치인으로 변신해 대권가도에 나설지 그 '본색'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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