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인천국제공항에 대한항공 항공기들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멈춰서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서 있는 대한항공 항공기들.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위기 국면에도 올 2분기 15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내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화물기 가동률을 높이는 등 화물에 집중한 데다 임직원 휴업 등 비용 절감 노력이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작년의 반 토막 수준인 1조6909억원에 그쳤음에도 화물 부문의 활약으로 1485억원의 영업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6일 잠정 집계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하늘길이 대부분 막히고 항공 여객 수요가 바닥을 치고 있는 가운데, 항공 화물 부문이 큰 성과를 거두며 2분기 실적을 끌어올렸다.

대한항공은 지난 1분기에도 2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566억원의 영업손실로 막으며 선방한 데 이어 1분기 만에 흑자를 이어갔다. 2분기 화물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6299억원)의 배에 달하는 1조2259억원을 기록했다. 정비 점검 강화와 화물기 가동률을 작년 동기 대비 22% 끌어올린 것도 한몫했다.

대한항공은 아울러 자사가 보유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의 전용 화물터미널 처리 능력을 극대화하고 지난해부터 화물 예약·영업·운송·수입 관리 전반에 대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화물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하반기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미 전 세계 각국은 경제 성장률 기대치를 앞다퉈 낮추고 있고, 최근에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4.9%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올해 항공화물 수요가 작년 대비 14∼31%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비해 대한항공은 화물기 가동률을 보다 높이고 글로벌 생산기지의 거점으로 떠오르는 동남아 노선에 대한 공급을 늘려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지난 5월부터 여객기의 기내 수하물 보관함(오버헤드빈)에 화물을 싣고 있으며, 6월부터는 여객기 좌석에 카고 시트 백(Cargo Seat Bag)을 설치해 화물을 운송 중이다. 다음 달 이후부터는 아예 여객기 좌석을 떼어내고 화물기로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코로나19 영향이 지속해 어려운 영업 환경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고효율 대형 화물기단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 방역물품과 전자 상거래 물량, 반도체 장비와 자동차 부품 수요 등을 적극 유치해 수익 극대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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