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협상으로 인수합병 반전 가능성 점쳐져
HDC현산 재실사 요구에 협상결렬 높아
채권단-HDC현산, 날선 비판 지속 중

계속 지연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가 급진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연합뉴스
계속 지연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이 급진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계속 지연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이 급진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시아나 인수합병을 위해 대면협상을 요구한 금호산업의 제안을 HDC현산이 받아들이면서 협상이 재개될 전망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전날 “금호산업의 대면협상 제안을 수락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날부터 HDC현산과 금호산업, 채권단이 대면협상을 위한 세부사항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상은 HDC현산이 인수 계약 이행일(11일)이 임박한 만큼 금호산업의 제안을 받아들인 뒤 이견을 좁히고자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항공업 부진이 겹치면서 인수 무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HDC현산은 협상 재개의 선조건을 ‘아시아나 인수 상황 재실사’로 들고 있어 협상이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HDC현산 측은 “금호산업이 인수상황 재점검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지금부터라도 인수인과 매도인이 서로 만나서 이에 대한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자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와는 달리 금호산업과 산은은 HDC현산이 아시아나 인수를 전제로 하지 않고 재실사를 요구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금호산업은 HDC현산을 향해 날선 비판을 세우며 대면협상을 요구했다.

금호산업은 지난 7일 HDC현산을 향해 “진정으로 아시아나 항공 인수에 대한 거래 종결 의사가 있다면 불필요한 공문발송이나 대언론 선전을 중단하고, 거래종결을 위한 대면협상의 자리로 나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인 산업은행도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바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3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7주 동안 엄밀한 실사를 한 상황에서 상황의 변화가 있다면 그것과 관련된 점검만 하면 되는데 자꾸 재실사를 요구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쓸데없는 공방은 마무리짓고 양측이 협상해서 계약을 종결지을 때가 왔다"며 "우리도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HDC현산의 입장과는 정반대인 상황으로 양측이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될 경우 2500억 규모의 계약금이 큰 문제가 된다. 이에 HDC현산과 채권단, 금호산업은 계약 파기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부진에도 깜짝 실적을 올렸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에 115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 2018년 4분기부터 이어져 온 적자 행진을 마무리한 것이다. 깜짝실적의 원인은 화물부문의 성과와 아시아나항공 전 임직원들의 자구노력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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