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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의 박시백, 일제강점기 다룬 '35년' 완간
'조선왕조실록'의 박시백, 일제강점기 다룬 '35년' 완간
  • 강인호 기자 (betterman89@gmail.com)
  • 승인 2020.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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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독립운동가부터 친일 부역자까지...일제강점기 주요인물 1000명 세부묘사
박시백 화백이 10일 오후 서울 광복회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일제 강점기 역사를 다룬 만화 '35년'(비아북)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시백 화백이 10일 오후 서울 광복회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일제 강점기 역사를 다룬 만화 '35년'(비아북)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대한 500년 조선 역사를 20여권에 오롯히 나눠 담은 베스트셀러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의 박시백 화백이 광복 75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35년' 동안 항일투쟁사를 인물별로 파헤친 <35년(전 7권, 도서출판 비아북)>을 들고 돌아왔다.

박 화백은 전작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작업을 하면서 '조선왕조' 이후의 역사에 주목해, 독립운동의 현장을 찾아 국내외를 답사한 후 각종 자료 수집과 공부에 매진한 지 5년여 만에 또 다시 <35년>이라는 역작을 내놓았다.

모두 7권으로 이뤄진 <35년>은 조선이 일본에 강제 병합된 1910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 일제강점기 일제의 식민 지배와 독립운동가들의 저항, 부역 친일파들의 모습을 녹여냈다.

박 화백은 10일 오후 서울 광복회관에서 가진 출간 기자회견에서 "일제강점기 35년의 역사는 부단하고 치열한 항일투쟁의 역사"라며 "독립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의 노고와 친일부역자들의 역사까지도 널리 알리는 데 제 책이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화백은 <35년> 작화 도중 자료 조사와 정리, 콘티와 밑그림, 펜 작업, 채색 등 모든 과정을 혼자 도맡아 진행했다. 특히 정밀한 고증과 교열을 위해 현직 교사들까지 참여해 '디테일'에 역점을 뒀다.

박 화백의 이러한 집요함은 4권에 나오는 윤봉길 의사의 홍커우공원에서의 '수통 폭탄' 투척 장면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윤봉길 의사는 '도시락 폭탄'과 '수통 폭탄' 2개를 준비했고, 당시 의거에는 '수통 폭탄'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 화백은 이를 생생한 한 컷의 그림으로 시각화했다. 1권에서 이회영 일가 60여 명이 가산을 처분하고 망명길에 오르는 장면도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안겨준다.

<35년>은 가혹한 탄압으로 조선을 집어삼킨 조선총독부와 경찰들, 일신의 부귀와 영달을 위해 나라와 동족을 팔아넘긴 친일파들, 민중의 들끓는 저항이 폭발했던 3‧1혁명의 순간들과 그 이후의 대중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분열, 식민지 경성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독립의 가능성을 모색했던 이들 등 약 1,000여 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박 화백은 만평작가 출신답게 촌철살인의 감각으로 당대의 사건과 인물들을 현재적 시점에서 재해석하고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또한 부록으로 수록된 연표를 통해 각 연도별로 국내와 세계의 사건을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인명사전에서는 독립운동가와 친일반민족행위자 등의 생애와 역사적 평가에 대해 촘촘한 정리를 곁들였다.

박시백 화백의 '35년'/ 비아북/전 7권
박시백 화백의 '35년'/ 비아북/전 7권

특히 7권에서는 만주침공과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등의 승승장구에 많은 공산주의자, 민족주의자가 친일파로 전향한 과정과 행위 들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35년>은 단순히 박제된 정보를 전시하고 나열하는 역사가 아니라, 우리의 사회적 현실과 호흡하는 소통으로서의 역사. 이처럼 원형으로서의 역사와 현재의 우리를 비교하는 일은 곧 '왜 역사를 배우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박 화백은 작가의 말에서 "항일투쟁의 길은 고난과 죽음의 길이었던 반면 친일 부역의 길은 안락과 영화의 길이었다. 후자처럼 사는 게 역사에서 얻는 지혜가 되어버리고 만다면 역사를 배우는 건 너무 참담한 일이 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장에서 박 화백은 향후 작품 계획에 대해 일제강점기 이후 현대사나 고려사 둘 중 하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 만평가 출신으로 역사만화에서 특유의 통찰력과 집념을 발휘한 박 화백이 다음에는 어떠한 걸작을 내놓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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