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시장서 외국산 제품 점유율도 늘어
업계 "미중무역분쟁, 한일갈등, IT수요 부진 영향"

우리나라의 수출을 주도하고 경제를 견인해온 효자산업으로 꼽히는 ‘전자산업’이 지난해에 역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우리나라의 수출을 주도하고 경제를 견인해온 효자산업으로 꼽히는 ‘전자산업’이 지난해에 역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우리나라의 수출을 주도하고 경제를 견인해온 효자산업으로 꼽히는 ‘전자산업’이 지난해에 역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정부의 ICT(정보통신산업) 주요 품목 동향조사를 바탕으로 발간한 '최근 10년 간 전자산업 수급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산업의 생산, 내수, 수출이 모두 전년보다 감소하고 수입만 증가했다.

전자산업의 생산은 최근 10년 간 연평균 2.5% 증가했고 2018년에 367조9000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전년(2018년)보다 12.5% 감소한 321조9000억원이었다.

품목별로 보면 전자부품(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생산은 2018년 238조250억원에서 지난해 196조원3110억원으로 17.5% 감소했다.

스마트폰 등 통신·방송기기 생산은 41조5700억원에서 39조7000억원으로 4.5%, 가전제품 생산은 33조6600억원에서 32조4300억원으로 3.7% 각각 줄었다.

전자제품 생산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33.7%에서 지난해 55.4%로 커졌다. 반면, 디스플레이 비중은 48.4%에서 29.5%로 감소했다.

내수는 최근 10년 간 연 평균 3.2% 증가해 왔고 2018년 243조3000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전 제품군 내수가 전년보다 0.5% 감소한 242조원이었다.

또 내수 시장에서 외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2009년 44.8%에서 지난해 52.2%로 증가하며 국산 제품을 넘어섰다.

수출도 연 평균 3.9% 증가해 2018년 2203억4000만달러(약 260조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1768억8000만달러(약 209조원)으로 내려앉았다. 전년 대비 감소폭은 3.9%다.

전체 생산 대비 수출 비중은 2009년 61.3%에서 지난해 64.1%로 소폭 증가했다.

수입은 10년 간 연 평균 5.7% 늘어왔다. 지난해 수입은 전년보다 1.2% 증가한 1083억6000만달러(약 128조원)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전자산업의 부진 이유를 ▲미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글로벌 IT 수요 부진 ▲생산시설 해외이전 등을 들었다.

특히 전자산업계는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으로 전자제품 생산에서 반도체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내 전자산업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생산 대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전자산업의 위기감이 가려지는 효과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이 전세계에서도 압도적인 상황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전자산업 전반이 부진한 가운데에서도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PC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반도체 수출이 더욱 늘어나는 효과가 난다.

반면, 반도체를 제외한 대다수의 전자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주문취소나 수출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전자산업계는 반도체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중소,중견 부품회사 위주의 업황을 세밀하게 바라봐야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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