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20조원 투자…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 8.4GW로 확충
세계 최대 300MW 새만금·신안 비금염전 활용한 태양광사업 관심
청송 노래산과 서남해·전남 안마도·영덕에서는 풍력발전사업 추진

'한국판 뉴딜(Korea Newdeal)' 정책에 부응한 에너지 공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뉴딜사업에 7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가 하면,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중장기계획도 속속 내놓고 있다.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기조에 맞추면서, 이 기회에 태양광과 풍력·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에너지 공기업들이 그리고 있는 '에너지 뉴딜' 방향과 추진 전략 등을 살펴본다.[편집자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과 정재훈 사장.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과 정재훈 사장.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은 국내 발전설비용량의 22.5%를 차지하고 있다. 한전에서 분리된 6개 발전공기업 가운데 발전비중이 가장 높다. 물론, 한수원은 원자력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고, 실제 회사 수익의 대부분을 원자력이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한수원은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맞춰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 중의 핵심은 태양광·풍력·연료전지를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이다.

◇ 공공기관 최초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ESS 사업 착수

한수원은 지난해 울산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출고차 대기 주차장에 지붕 형태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전력생산 뿐만 아니라 차량을 햇빛과 비로부터 보호하는 차양 역할을 하며 환경훼손은 물론, 민원도 없어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한수원과 현대차는 출고차 대기 주차장과 주행시험장 등 약 23만㎡ 부지에 올해까지 추가로 9MW급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2021년까지 총 27MW 규모의 발전단지가 완공되면 연간 1만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3500만kWh의 전기를 생산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ESS(에너지저장장치)로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협약을 맺고 전기차에서 사용한 배터리를 회수한 후, 성능평가를 통해 배터리를 선별해 ESS 용도로 재활용하는 ‘친환경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전기차 폐배터리 성능진단기술을 통해 70~80% 이상의 동일 등급만으로 ESS시스템을 구축하고, 성능미달 배터리는 니켈이나 망간 등 경제적 가치를 지닌 금속을 회수해 재활용할 방침이다.

한수원과 현대차는 공동 추진중인 울산 현대차 태양광사업과 연계해 2MWh ESS에 대한 실증 분석과 사업성을 검증한 후 10MWh 상업용 모델로 확대해, 한수원이 추진하는 대규모 재생에너지사업과 연계해 2030년까지 약 3GWh 규모의 폐배터리 재활용 ESS를 보급할 계획이다.

◇ 태양광·풍력·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박차

한수원은 태양광·풍력·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새만금개발청·전라북도 등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300MW 새만금 수상태양광과 신안군 비금도 염전부지를 활용한 200MW 태양광 사업이다.

지난 6월 열린 주민주도형 그린뉴딜 업무협약 및 비금 주민태양광 발전사업 주주협약식 모습. 한수원 제공.
지난 6월 열린 주민주도형 그린뉴딜 업무협약 및 비금 주민태양광 발전사업 주주협약식 모습. 한수원 제공.

신안 비금주민태양광발전사업은 소금 가격 하락에 따라 염전부지에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한 국내 최초의 주민주도형 그린뉴딜 태양광사업이다.

비금주민협동조합 40%, 한수원 29.9%, 호반산업 15.1%, LS일렉트릭 12%, 해동건설이 3%의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발전용량은 200MW로 사업비 3750억원을 투입해 2022년말 준공 예정이다. 상업운전에 들어가 수익이 창출되면 참여지분에 따라 이익을 공유하게 된다.

또 제주도에서도 60㎿ 규모의 태양광발전사업을 추진하는 주주협약을 지난 6월 체결했다. 이 사업 역시 주민참여형으로 진행되며 사업비 920억원을 투입해 2021년 7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준공 후에는 연간 6만9000MW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풍력발전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해 11월 한수원 최초 대규모 풍력발전단지인 청송노래산풍력 상업운전을 시작으로 국내 기술력으로 풍력발전기를 설계·제작·설치한 서남해 해상풍력 사업(60MW)을 올해 1월 준공했다.

청송노래산풍력은 청송 노래산 인근 해발 약 700m 지점에 3.2MW급 발전기 6기를 설치해 총 설비용량 19.2MW규모의 설비를 갖췄으며, 연간 약 3만7000MWh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밖에 전남 안마도 220MW 해상풍력, 경북 영덕 100MW 해상풍력 사업도 추진 중이다.

한수원은 2030년까지 20조원(직접투자비 7조3000억원)을 투자해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8.4GW로 확충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명실상부한 종합에너지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 그린뉴딜 실현 위한 '융복합 신사업' 발굴에도 '속도'

아울러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한수원은 그동안 축적된 사업경험과 정부 정책지원을 바탕으로 인천연료전지(인천 동구, 39.6MW)와 고덕청정에너지(서울 강동, 19.8MW), 암사연료전지(서울 강동, 19.8MW) 등 2023년까지 총 80MW 용량의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 연료전지발전소 전경. 한수원 제공.
부산 해운대 연료전지발전소 전경. 한수원 제공.

지금은 경기(경기 화성, 60MW)와 노을(서울 마포, 20MW), 부산(부산 해운대, 30MW)에서 연료전지 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경상북도, 포항시, 포항공대 등과 협약을 맺고 포항에 수소연료전지발전 클러스터(산업 집적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한수원은 그린뉴딜 실현을 위한 '융복합 신사업' 발굴에도 나설 계획이다.

융복합 신사업은 △바이오가스를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 및 연료전지 시스템 인프라 구축 △폐기물 처리 시 발생 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하는 처리시설의 새로운 모델 구축 △생활용 수소인프라 구축 및 보급 △국내 수소 전문기업 기술개발 및 개발기술의 적용 지원 등이다.

이를 위해 최근 한국환경공단·한국수소산업협회와 업부협약도 체결했다. 환경과 에너지·수소 분야를 대표하는 3개 기관의 협력을 통해 그린뉴딜 정책 이행에 기여하면서 미래 성장사업의 교두보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한수원의 판단이다.

한수원은 이 같은 '한국형 에너지 뉴딜'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30년까지 20%까지 늘린다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에 맞춰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19년 5.2%에서 24%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당장 눈앞에 다가온 체코 원전사업 수주를 위해 최선을 다하야겠지만,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한국판 뉴딜에 맞춰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등 에너지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에너지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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