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주도 유료방송 인수·합병 진행
딜라이브·CMB 마지막 매물로 나와
이통3사에 거래 무게중심 쏠려…"업황 봐야"

이동통신 3사가 주도 중인 유료방송 시장의 재편이 가속화됐다. 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가 주도 중인 유료방송 시장의 재편이 가속화됐다.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주도 중인 유료방송 시장의 재편이 가속화됐다. 마지막 매물로 꼽히는 딜라이브와 CMB도 매각 대상으로 오르며 업계 재편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24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 방송사 CMB가 최근 법무법인 김앤장을 매각 법률 자문사로 선정하고 올해 안으로 매각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에 국내 유료방송 점유율 2·3위로 꼽히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CMB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CMB의 유료방송 점유율은 4.58%대로 시장 매물 가치는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CMB는 전국 광역 도시들을 중심으로 한 총 11개 방송 권역에서 150만의 방송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딜라이브도 이동통신사 등을 대상으로 매각이 추진 중이다. 이통3사에 의해 딜라이브와 CMB가 인수될 경우,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95%를 차지하게 된다. 이통3사가 IPTV의 사업 주체인 만큼 케이블TV 가입자 확보에 나서면서 유료방송 업계의 시장 재편이 더욱 가속화되는 것이다.

다만 이통3사의 상황이 녹록치 않아 딜라이브와 CMB의 인수가 빠르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앞서 SK그룹의 계열사인 SK브로드밴드와 케이블 방송사 티브로드가 지난 1월에 최종적으로 합병이 승인됐다. 이후 KT가 케이블 방송사 현대HCN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구체적인 금액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현대 HCN의 가격은 6500억원대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에 8000억원 대에 케이블 방송사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이통3사가 모두 케이블방송을 하나씩 품게 됐다.

이미 이통3사가 인수를 통해 유료방송의 시장 점유율을 각자 끌어올렸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합친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말 기준 31.52%로 1위였다. 여기에 현대HCN의 3.95%를 더하면 35.47%로 독보적 1위가 된다. 2위 LG유플러스 및 LG헬로비전(24.91%)과의 격차는 1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 때문에 급할 것이 없어진 이통3사들이 인수에 대한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해 시간을 끌면서 가격을 낮출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KT가 최근에 현대HCN 인수에 사실상 성공하면서 큰 금액을 지출한 상태에서 사실상 매수 대상자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남았다. LG유플러와스 SK텔레콤도 지난해 인수전에서 수천억원을 투자한 만큼 다시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이통3사가 올 하반기에 5G망 투자와 주파수 재할당 등에 조 단위의 지출이 예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로선 지난해 인수 효과도 검증이 덜 된 상황에서 다시 인수전에 뛰어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매물별로 볼 때에도 이통3사가 크게 매력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란 관점도 있다.

우선 CMB는 충청권과 호남권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높지만, 해당 지역은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시장성이 떨어진다. 또 CMB가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로 전환하기 위해 채택한 전국 최초 실시간 디지털방송(8VSB) 전송 방식의 특성상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딜라이브는 서울 강남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우량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가입자는 200만명이 넘고 유료시장 점유율도 5.98%다. 그러나 부채비율이 200%에 육박할 정도로 높고 매각가도 1조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딜라이브의 매각 주관사가 21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돼 의사 결정이 복잡하다는 약점도 있다. 여기에 강성으로 평가받는 노조가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을 인수할 당시 CJ헬로비전 노조가 고용안정 등으로 격하게 반발한 바도 있었다.

이에 딜라이브도 자회사인 IHQ를 매각해 지지부진한 인수합병 속도를 높이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이통3사가 엔터테이먼트사인 IHQ에 대한 큰 관심을 기울이지 만큼 우선 IHQ부터 우선 매각에 나선다는 뜻이다. IHQ의 시가총액은 2000억원 규모로 딜라이브가 주식을 44.5%를 보유하고 있어 대략 1000억원의 가치가 평가받는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3사 입장에서 딜라이브, CMB 인수전은 시간을 끌면 끌수록 매물가가 떨어지는 상황”이라면서 “케이블 업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높은 가격을 바라기는 어렵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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