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가 최근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 3N으로 불리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의 사업영역 확장이 눈에 띈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이러한 게임사들의 진화를 살펴보고 사업영역 확장의 이유와 어떠한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넷마블이 방탄소년단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 모바일 게임 'BTS 유니버스 스토리'. 넷마블 제공
넷마블이 방탄소년단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 모바일 게임 'BTS 유니버스 스토리'. 넷마블 제공

 

넥슨, 1조8352억 엔터사업 투자 의지 밝혀
넷마블, 빅히트 지분 확보해 방탄소년단 IP확보
"주요 소비자 소비패턴 맞춰 다양한 분야로 확장"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게임업계가 핵심 사업인 게임뿐만 아니라 금융권,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을 통한 사업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게임 분야가 선방하고 있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타영역에서도 수익창출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넷마블은 기존에 개발해온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금융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진출하고 있다.

먼저 넥슨의 지주회사 NXC는 주식투자와 금융거래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 자회사 ‘아퀴스’를 설립하며 자본금 30억원을 출자했다. 아퀴스를 통해 주식을 비롯해 가상자산(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 시장에 본격진출할 것으로 주목된다.

아퀴스는 채팅 앱과 같은 AI대화형 기반으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요소를 접목해 투자자들이 자산을 직접 키우고 가꾸는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산관리의 문턱을 낮춰 전문 용어의 생소함, 거래 과정에서 오는 번거로움 등을 없앤 트레이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김정주 대표가 주도하는 NXC는 이전부터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빗과 비트스탬프를 차례대로 인수하는 등 핀테크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에도 NXC는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NXC는 미래 먹거리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임파시블 푸드(Impossible Food)와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승차공유(ride-hailing) 서비스 리프트(Lyft)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해 수익을 거뒀다.

엔씨소프트도 금융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KB증권과 함께 AI기반 투자자문사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합작으로 추진되는 AI 기반 투자자문 서비스는 AI가 투자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거나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시장을 예측해 수익률을 낼 수 있도록 관리하는 방식이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2011년부터 AI전문 조직을 꾸리며 AI투자와 기술개발에 노력해온 만큼 금융권과 협업 가능성은 높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의견이다.

넷마블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운영사의 거버넌스 카운슬에 가입하고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넷마블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출범 당시 3.9%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금융업에 관심을 가져왔다. 지난 2월에는 다른 산업인 코웨이를 인수하기도 했다. AI와 IoT(사물인터넷) 등을 정수기 등 코웨이의 렌털(대여) 제품에 활용해 교체 주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자동주문 및 배송 시스템까지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넷마블은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로도 잘 알려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지난 2018년 5월 총 2014억3100만원을 들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5.04%를 사들이고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게임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BTS월드’를 선보였고 올 3분기에는 'BTS 유니버스 스토리'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넥슨의 지주회사 NXC가 설립한 주식투자와 금융거래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 자회사 ‘아퀴스. NXC 제공
넥슨의 지주회사 NXC가 설립한 주식투자와 금융거래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 자회사 ‘아퀴스. NXC 제공

 

넥슨도 지난 6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대한 투자 의지를 밝혔다.

당시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15억달러(약 1조8352억원)를 들여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산업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오랜 기간 다양한 유형의 강력한 IP를 확보하고 유지해온 넥슨의 비전을 공유할 회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넥슨이 투자한 엔터테인먼트사가 어딘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 내에서는 여러 업체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외에 중견 게임업계 또한 콘텐츠 사업 비중을 늘리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컴투스는 자사 IP인 ‘서머너즈 워’ 세계관을 앞세워 애니메이션과 영화 제작 등에 나서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도 ‘크로스파이어’를 영화로 제작하고 있으며 엔터테인먼트에 비중을 둔 ‘AI센터’ 설립도 한 바 있다.

이처럼 게임업계가 금융업과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는 이유는 주요 소비자층인 2030세대가 ‘즐기는 투자’에 큰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 전반에 신규 투자가 늘지 않으면서 금융사들도 다양한 기업과 제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게임업계와 협업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30 세대가 즐거움을 위한 소비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다양한 소비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금융, 엔터, 게임 등 소비자 층의 다양한 관심사가 결합한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다른 업계라고 할지라도 소비자의 관심에 맞춘 서비스를 출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에 게임업계도 주요 소비자의 소비 패턴에 맞춘 다양한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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