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이슈 포커스] '이재용 리스크'에 꼬일 대로 꼬인 삼성
[ST이슈 포커스] '이재용 리스크'에 꼬일 대로 꼬인 삼성
  • 신용수 기자 (press@straightnews.co.kr)
  • 승인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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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1년8개월 장기수사..'불구속 기소'
재계 "총수 부재, 기업 투자 의욕 줄일 것"
시민사회 "이재용 본인이 삼성그룹 아냐"
"삼성, 경제악화·코로나 핑계로 국민에 읍소"
"李 죄질·범죄 중대..법정 최고형 선고해야"
불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불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삼성과 재계가 큰 우려를 표명해왔으나 시민단체는 환영의 뜻을 표하며 공정한 판결을 촉구해왔다.

◇검찰, 수사심의위 권고 불수용하며 이재용 기소

지난 1년 9개월 동안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1일 이재용 부회장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와 함께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등 삼성 관계자 10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부회장은 합병 이후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 주가는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추기 위해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주요 주주 매수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자사주 집중 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 각종 부정 거래를 벌였다고 판단했다.

또 검찰은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사기 의혹도 고의적 분식회계로 판단하고 이 부회장 등에게 주식회사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일련의 불법 행위가 결과적으로 총수의 사익을 위해 투자자의 이익은 무시한 것인 만큼 업무상 배임 혐의가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또 자본시장법의 입법 취지를 무시한 조직적인 자본시장 질서 교란 행위로 중대 범죄라고 비판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이 부회장에 대해 기소유예를 내릴 것으로도 전망했다. 기소유예는 혐의가 일부 인정되지만 기소는 하지 않는 것이다.

앞서 검찰이 스스로 외부의 판단을 듣기 위해 설립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지난 6월에 이 부회장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내린 바 있다.

지금까지 검찰이 수사심의위의 모든 판단을 존중해 따라왔던 만큼 무시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어 검찰도 2달에 가깝게 긴 고민에 빠졌다. 이후 결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던 상황에서 결국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처분으로 결론을 내렸다, 기소유예로 결론을 내릴 경우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수사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검찰은 "개혁의지를 꺾었다"라고 하는 역풍을 감수하면서까지 기소 결론을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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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변호인단 “검찰, 애초부터 기소결정해두고 수사”

삼성의 변호인단은 검찰의 판단에 크게 반발했다. 특히 수사심의위가 앞서 이 부회장에 대해 ‘수사중단·불기소’ 결정을 내렸으나 검찰이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점을 맹공격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수사심의위원회의 판단은 국민의 판단이며, 그렇기에 검찰은 지금까지의 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을 모두 존중했으나 유독 이 사건만은 기소를 강행했다”면서 “이는 국민의 뜻에 어긋나고 사법부의 합리적 판단마저 무시한 기소는 법적 형평에 반하며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검찰 수사가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증거를 찾는 불합리성이 있다고도 봤다.

변호인단은 “수사팀은 (삼성 측이) 수사심의위 심의를 신청하니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수사심의위에서 압도적으로 수사중단·불기소를 결정하니 수사심의위에 상정조차하지 않았던 업무상배임죄를 추가하는 등 무리에 무리를 거듭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사팀의 태도는 증거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기보다는 처음부터 삼성그룹과 이재용 기소를 목표로 정해 놓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검찰권 행사를 민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도입된 중립적·객관적인 수사심의위의 결론을 뒤집기 위한 편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수사팀의 공소사실은 일방적 주장일뿐 결코 사실이 아니다"며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검찰의 이번 기소가 왜 부당한 것인지 법정에서 하나하나 밝혀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이재용 부회장 기소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검찰의 이재용 삼성 부회장 기소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이재용 부회장 기소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검찰의 이재용 삼성 부회장 기소를 촉구하고 있다.

◇재계 “투자 의욕 줄어들 듯” VS 시민사회 “더 이상 특혜줘선 안 돼”

이번 기소에 대해 삼성은 따로 회사 차원의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삼성 내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지는 않았으나 재판으로 인해 총수 부재 상황이 벌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수사심의위가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를 내렸으나 기소가 강행되자 허탈해하는 분위기와 함께 총수 부재로 인한 경영 위기가 닥칠 것이란 위기감도 돌고 있다.

재계에서도 삼성 내부와 비슷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안팎의 위기가 닥치는 와중에 삼성의 투자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여러 재판을 진행하면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번 기소로 삼성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사법리스크를 우려해 대규모 투자 의욕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는 것과는 달리 시민단체는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환영하는 입장이다. 특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총수 부재와 삼성그룹을 연관시켜서는 안되며 경제 상황으로 인해 특혜를 줘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경실련은 1일 입장문을 통해 “이 부회장은 재벌총수의 사익을 위해 그룹과 계열기업을 희생시키고, 자본시장을 어지럽힌 매우 중대한 경제범죄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더 이상 본인이 삼성그룹 인양 삼성을 방패삼아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를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삼성경영에서 물러나 재판에 집중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해 오너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삼성과 국가경제를 위한 바람직한 판단임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사법부에 대해서도 “공정한 재판을 통해 사법정의가 살아 있음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면서 “삼성이 최근 경제악화와 코로나19 상황을 핑계로 국민에게 읍소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해 특혜를 주는 것이 오히려 우리나라를 망치게 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사법부도 이러한 사실을 반드시 직시하고, 재판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은 나아가 이 부회장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민주노총은 1일 논평을 통해 "법원은 죄질과 범죄의 중대성을 고려해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와 삼성그룹 수뇌부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각종 불법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질렀고 지금 현재도 진행 중에 있다"면서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의 범죄를 낱낱이 파헤쳐 수사하고 각종 경제단체와 언론 등의 조직적 반발에 공소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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