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층, 3기 신도시 기대로 청약시잠 관망세 전환
규제전 분양단지, 단기 시세차익 매물 출회 '걸림돌'

◇'신동탄 롯데캐슬 나노시티' 아파트 남쪽의 'e편한세상 반월나노시티역' 동쪽 문에서 보는 삼성전자 나노시티. 사이에 농작물 경작지가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신동탄 롯데캐슬 나노시티' 아파트 남쪽의 'e편한세상 반월나노시티역' 동쪽 문에서 보는 삼성전자 나노시티. 사이에 농작물 경작지가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과열 속 완판 행진의 수도권 남부 청약시장이 진정 국면으로 돌아서고 북부는 냉각으로 미분양 사태가 속출 중이다.

10일 청약홈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삼성전자 나노시티 직주근접형인 2개 유명 브랜드 단지의 청약성적이 불과 4개월이 되지 않아 반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건설이 화성시 반월동에서 분양 중인 '신동탄 롯데캐슬 나노시티'의 청약경쟁률은 지난 5월 선보인 인근 '신동탄 포레자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데다, 가점제 당첨 커트라인이 32~47점으로 직전 '신동탄 자이포레'보다 최고 20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의 가점제 당첨자의 청약 하한선인 커트라인은 전용 84㎡A형과 111㎡형이 각각 47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59㎡ A~C형과 84㎡ B~C형이 32~46점, 36~37점 등이다.

이는 지난 5월 GS건설이 반월동 인근에서 선보인 '신동탄 자이포레'의 당첨 커트라인(60~52점)보다 최고 20점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등없은 '신동탄' 분양 4개월만에 반토막

'신동탄 롯데캐슬 나노시티'의 당첨 커트라인의 하락은 6·17대책으로 화성시가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무주택 실수요층의 내집마련 기회를 넓힌 데다 8·4대책 상에 3기 신도시 공급을 확대, 사전청약의 시기가 다가온 것도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암DMC의 생활권인 수색증산뉴타운의 'DMC 자이' 3개 단지는 마포구와 서대문구, 은평구의 경계선에 자리한다. 사진을 'DMC 센트럴자이'에서 바라본 상암월드컵경기장. @스트레이트뉴스 DB
상암DMC의 생활권인 수색증산뉴타운의 'DMC 자이' 3개 단지는 마포구와 서대문구, 은평구의 경계선에 자리한다. 사진을 'DMC 센트럴자이'에서 바라본 상암월드컵경기장. @스트레이트뉴스 DB

이번 단지의 당첨자는 가점제로 75%를 선정, 규제 전(40%)에 비해 35%포인트 확대, 무주택 청약자의 당첨 가점제가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 단지의 청약경쟁률은 12.91 대 1을 기록, '신동탄 포레자이'(70.20 대 1)의 5분의 1 수준이다. 청약자를 화성 지역으로 한정하면 '신동탄 포레자이'(30.19 대 1)보다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정부 규제 이후 단기시세 차익을 겨냥한 1주택 이상의 투자층이 청약시장에서 이탈된 반면, 무주택 실수요층의 당첨 문턱이 크게 낮아진 추이를 보여주는 셈이다.

청약시장의 큰 손인 3040세대 신혼부부도 규제강화 이후 청약시장에 보수적으로 접근 중이다. 실세 이 단지의 특별공급의 경쟁률(4.70 대 1)로서 '신동탄 자이포레'(10.44 대 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평택·양주, 조기 완판서 미분양 걱정

청약조정대상지역 편입 이후 분양가 규제도 강화, '신동탄 롯데캐슬 나노시티'(3.3㎡당 1,689만원)의 분양가가 4개월 전에 분양한 '신동탄 포레자이'(1,693만원)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분양한 점을 감안할 때, 규제 이후 과열 청약시장이 진정국면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정부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모양새다.

◇'힐스테이트 고덕 스카이시티' 오른쪽의 고덕국제신도시 메인도로. (사진=이준혁 기자)
◇삼성전자 후광효과를 내세워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고덕 스카이시티' 오른쪽의 고덕국제신도시 메인도로. (사진=이준혁 기자)

수도권은 지난달부터 청약성적이 양극화다. 서울은 수색증산뉴타운 ‘DMC 자이’와 ‘롯데캐슬 리버파크’ 등이 최고 세자릿수 경쟁률로 입주 경쟁이 치열한 반면, 경기도 수원과 용인, 시흥, 평택 등은 이번 ‘신동탄 롯데캐슬’과 같이 경쟁률과 청약가점 등 청약성적이 6·17대책 이전에 비해 속속 하락 중이다.

특히 인천과 양주, 김포 등 강남권에서 거리가 있는 지역의 분양단지는 미분양이 속출 중이다.

2기 신도시인 양주 신도시는 규제 전 옥정과 회천 등 2개 지구에 분양 단지가 순위 내 마감 속 조기 완판했으나 지난달 분양한 '양주회천 덕계역 대광노블랜드'와 '양주옥정 3차 대방노블랜드'는 미분양이 이어지고 있다.

◆단기 공급과잉에 3기 신도시 대기 수요 영향

평택 고덕신도시도 조기 완판이 아슬아슬하다. 현대건설은 이번주 청약한 '힐스테이트 고덕 스카이시티'의 1순위 경쟁률은 28 대 1로 순위 내 마감했으나 3개월 전에 분양한 '고덕신도시 호반써밋'(40 대 1)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옥정과 회천 등 2개 양주신도시에서 100% 분양한 제일풍경채 레이크와 한신더휴 등 단지들이 현수막을 내걸었다.@스트레이트뉴스​
옥정과 회천 등 2개 양주신도시에서 6월 전후 완판을 거둔 제일풍경채 레이크와 한신더휴 등이 '100% 분양 완료'의 현수막을 내걸었으나 비슷한 시기 분양한 '양주 대성베르빌'(사진 가운데)는 '선착순 분양 중'의 현수막이 보인다. @스트레이트뉴스​

평택시는 6월 이후 지제와 비전 등 고덕지구를 제외한 단지 분양이 순위 내 미달이 속출, 미분양의 무덤으로 회귀 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도권 분양시장에 실수요층의 내집 마련의 문턱이 크게 낮아지고 있으나, 당첨자들의 상당수는 고분양가에 ‘상투를 잡은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규제 이후 수원, 성남, 용인 등 소위 수용성의 집값이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다"면서 "수원과 화성, 평택 등 수도권 강남 이남권 청약시장이 실수요층 중심으로 전환 중인 데다 실수요층이 알짜 3기 신도시의 분양을 기대, 청약시장에 관망세를 보인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 규제 전 인천과 수원, 평택, 양주 등지에 투자세력이 대거 가세, 집값 상승을 이끌고 청약열기를 가열시켰다"면서 "이들 지역은 공급과잉의 후유증에 단기 시세차익 실현 매물의 출회 등의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