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엔비디아 ARM 인수' 요동치는 반도체 시장
[뉴스&] '엔비디아 ARM 인수' 요동치는 반도체 시장
  • 신용수 기자 (press@straightnews.co.kr)
  • 승인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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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그래픽제조업체, 반도체 설계 회사 인수
GPU 중심 엔비디아, 비메모리 반도체까지 확대나서
삼성과 특허권 분쟁 겪어…특허권 전쟁 가능성 높아
세계 최대 그래픽 칩셋(GPU) 회사인 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회사인 영국의 ARM홀딩스를 400억달러(약47조4000억원)에 인수한다. 연합뉴스
세계 최대 그래픽 칩셋(GPU) 회사인 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회사인 영국의 ARM홀딩스를 400억달러(약47조4000억원)에 인수한다.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세계 최대 그래픽 칩셋(GPU) 회사인 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회사인 영국의 ARM홀딩스를 400억달러(약47조4000억원)에 인수한다. ARM이 반도체 설계(팹리스) 분야의 1위 업체인만큼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큰 영향이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엔비디아는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ARM홀딩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지난 7월부터 ARM을 보유한 소프트뱅크와 협상을 진행해왔다. 현재 ARM홀딩스 지분은 소프트뱅크가 75%,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비전펀드가 25%를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측은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으로 엔비디아는 소프트뱅크에 매입 대금으로 자사 주식 215억 달러어치와 현금 120억 달러를 지불한다. 이를 통해 소프트뱅크는 자동차 자율 주행에 사용되는 인공지능(AI) 기술 등에 강점이 있는 엔비디아 주식 지분 6.7∼8.1%를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ARM홀딩스 인수로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ARM홀딩스는 전세계 IT 모바일 디바이스 95%가 채택하고 있는 ARM 아키텍처를 개발하는 회사로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반도체 칩도 ARM 아키텍처를 탑재할 정도다.

로이터는 “엔비디아가 이번 계약을 통해 ARM홀딩스의 반도체 설계기술을 확보하게 돼, 인텔과 AMD 등 데이터센터 칩 강자들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카드 제조업 최강자인 엔비디아는 최근 데이터센터 사업 강화에 나서며 지난해에는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멜라녹스를 69억 달러(약 8조2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게임산업이 더욱 떠오르면서 게임구동에 필수적인 그래픽카드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뜨거워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래픽카드 외에 다른 사업으로도 사업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벌이고 있다. 그래픽카드의 병렬식 연산이 주목받으면서 서버 등의 속도를 높이는 반도체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애플, 삼성전자, 퀄컴 등에 반도체 설계를 제공해온 ARM홀딩스를 인수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ARM홀딩스 인수를 통해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ARM홀딩스 인수 후 “AI 컴퓨팅 플랫폼과 ARM의 기술 생태계를 결합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최고의 컴퓨팅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ARM 기술력 흡수를 통해 자사 칩 설계 핵심 역량이 강화됐다”면서 “베이스 아키텍처 기술 내재화를 통해 경쟁사 대비 제품 설계가 최적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이번 인수가 반도체 업계에 끼칠 영향으로 돌아간다. 일단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번 인수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ARM의 설계도를 공유하지 않고 독점하거나 라이선스 비용을 대폭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엔비디아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ARM의 설계 이용을 제한해 특허 활용을 어렵게하는 전략을 벌일 수 있다는 뜻이다. ARM은 지금까지 자체 아키텍처가 오픈소스(독점하지 않고 공개된 정보)라는 점을 강조해왔으나 이제 엔비디아의 인수로 태세가 바뀔 수도 있다.

삼성전자도 이러한 우려 탓에 ARM홀딩스를 인수하려 한다는 루머도 있었다. 다만 반도체 완성품부터 설계 IP(지적재산권)까지 독식하려 한다는 비판어린 시선 탓에 인수에 나서지 않았다.

엔비디아와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부분에서는 경쟁사이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분야에서는 협력하는 관계다.

최근 엔비디아는 최신 GPU 물량을 삼성전자에 맡기면서 우호적인 관계를 쌓고 있다. 다만 2014년에는 삼성이 자사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바도 있어 두 회사의 관계는 이해타산적이라는 평가다.

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 IP 수수료를 올리고 그래픽카드 생산비를 내릴 경우 삼성전자는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시나리오가 그려질 수 있다. 다만 이 우려에 대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RM의 비즈니스 모델은 훌륭하다. 개방형 라이선스 모델과 고객 중립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당분간 가격경쟁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엔비디아의 ARM인수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인수를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ARM 소재지인 영국을 포함해 미국, 중국, EU(유럽연합) 등 각국 경쟁당국의 기업 결합 심사를 거쳐야 한다. 심사가 완전히 끝나는 데는 1년 6개월 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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