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완전 자율주행차, 한달 내 출시" 호언장담
"차세대 배터리 '4680' 가격 절반에 수명 더 길어"
배터리 생산 규모 확대위해 LG화학과 긴밀 협력
증권가 "국내 배터리 업체 긴장할 신기술 제시 없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국내외에서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한달 내에 출시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일론 머스크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프리몬트 공장 외부에서 열린 주주총회 및 새로운 기술을 공개하는 '배터리 데이' 행사에서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와 배터리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머스크는 먼저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해서 “한 달 내 완전 자율주행 버전으로 향상된 '오토파일럿'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베타서비스로 진행되며, 출시 이후 소비자들은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오토파일럿 주행 중 사고율은 0.3%로, 경쟁사의 10분의 1 수준이며 완전자율주행을 위해 3D 입체 영상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머스크는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가 지난해보다 30~4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의 지난해 판매는 36만7500대로 머스크의 예상대로라면 올해 판매량은 최대 51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새로운 배터리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그는 테슬라의 새로운 원통형 배터리 ‘4680’에 대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는 더 강력하고 오래 가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4680 배터리는 지난 2017년에 상용화한 2170배터리보다 약 두 배 크다. 지름 46mm, 높이 80mm로 기존 2170 배터리를 쓸 때보다 주행거리가 16% 늘어난다는 것이 머스크의 설명이다.

니켈 양극제를 쓴 배터리 개발로 가격이 높은 코발트를 대체하면서도 안정성을 갖추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니켈 공급망 확보가 필수적인데 머스크는 광산업체와 만나 재료 확보에도 나섰다.

머스크는 새 배터리의 출시로 앞으로 18개월 내에 시중의 배터리 가격을 56% 가까이 낮추겠다는 목표다. 전기차 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40%인 만큼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전기차 가격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머스크는 “전기차를 누구나 살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하지는 않다. 배터리 가격이 낮아져야 더 저렴한 전기차를 내놓을 수 있다”면서 “전기차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기술 발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2022년 이후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미국 오스틴, 독일 베를린, 중국 상하이 등 대륙별 공장 건설에 나서고, 2022년까지 100GWh(기가와트시), 2030년까지 3TWh(테라와트시) 규모의 생산 설비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지금 당장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LG화학, 파나소닉, CATL 등 배터리 파트너사들로부터 배터리 셀 구매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

테슬라 배터리데이 생중계 화면 캡처. 연합뉴스
테슬라 배터리데이 생중계 화면 캡처. 연합뉴스

국내 증권가는 이번 머스크의 테슬라 기술과 전망 발표에 대해 의미 있는 생산성 개선 계획이 공개됐지만 국내 2차전지 생산업체를 긴장시킬 만한 신기술 제시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3사가 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만큼 업계를 긴장시킬 만한 내용이 나올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리포트에서 "차세대 배터리 발표 등 배터리 데이 행사를 앞두고 수많은 추측이 난무했으나 기술적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을 위협할 내용은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의 장기 비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으나 단기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던 이벤트의 소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제시하기보다 기존 배터리 공정의 생산성을 개선하는 방향인 만큼 상당 부분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존 기술의 개선 성격이 큰 만큼 선발 배터리 업체와 자동차 업체들도 유사한 기술 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산업 전반적으로 배터리 원가 하락이 가속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전지 수직계열화 계획으로 기술 및 수급에 대한 주도권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행사로 소멸됐다"며 "오히려 국내 전지 업체의 강력한 시장 장악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LG화학의 경우 전기차 전지를 최초로 상용화한 기업으로서 중국 외 지역에서 기술 및 시장점유율을 선도하고 있음에도 테슬라의 전지 발표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아 왔다"며 "이날 행사는 LG화학의 높은 진입 장벽을 오히려 인정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열린 배터리 데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현장에 투자자 240명이 제비뽑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된 이 행사의 초기 시청자만 27만여명에 달할 정도로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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