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점 초과 70점 이하 비중 작년 25.4%에서 올해 56.9%로
지난해 40% 가까이 차지했던 50점 이하 당첨자 4.2% 불과

1~9월 서울 아파트 평균 당첨가점 구간별 가구 비중. [자료:부동산114]
1~9월 서울 아파트 평균 당첨가점 구간별 가구 비중. [자료:부동산114]

서울에서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한 청약 당첨가점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청약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당첨가점도 덩달아 치솟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조적으로 청약가점이 낮은 30대는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되는 모습이다.

28일 부동산114가 올들어 9월까지 청약접수를 진행한 서울 민간 아파트 일반분양 6148가구의 당첨가점 평균을 구간별로 분석한 결과, 60점 초과 70점 이하 구간의 가구수가 3500가구(56.9%)로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5.4%보다 배 이상 많아진 것이다.

가점평균 50점 초과 60점 이하로 당첨된 2144가구(34.9%)까지 합하면 전체 일반공급 물량의 90% 이상이 평균 50점 초과 70점 이하 가점자에게 돌아간 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에서 접수를 받은 일반공급 7514가구 가운데 가점평균 50점 초과 70점 이하 구간 당첨 가구수가 4289가구(57.1%)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할 때, 올 들어 당첨 안정권에 드는 청약가점이 상당히 높아진 것이다. 반면, 50점 이하 당첨자 가구 비중은 지난해 39.6%에서 올해 4.2%로 크게 줄었다.

특히, 재건축 규제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주택 공급 감소가 예상되는 강남3구의 경우, 가점 커트라인이 지난해 25점보다 훨씬 높아진 46점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에는 만점(84점) 당첨자가 없었지만 올해는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와 양천구 신목동파라곤 2개 단지의 분양가 9억원 이하 주택형에서 만점통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부동산114는 "9월까지는 분양승인을 서둘러 받아 상한제를 적용 받은 아파트가 없었지만, 분양가상한제 주택이 공급될 경우 가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첨가점이 높아지면서 30대 수요자들이 청약으로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은 기대하기가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부양가족 점수는 별개로 하더라도 무주택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 만점을 받으려면 15년 이상이 필요한데, 30대는 가점을 쌓을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올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68대 1로, 조사가 시작된 2002년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 8월 수색증산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에서 분양된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의 경우 10개 주택형 가운데 3개가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분양가 통제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되는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청약시장에 수요 쏠림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민영주택도 생애최초 특별공급이 도입될 예정지만 일반공급 물량 자체가 귀한 서울은 청약시장 진입장벽이 여전히 높다"며 "젊은 층에게는 물량이 대거 공급되면서 서울에 비해 경쟁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3기신도시 사전청약이 내 집 마련의 틈새시장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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