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중간가격 4억원…경기도 중간 매매보다 8000만원 비싸
서울→경기 전입 2017년 1만8204건에서 올들어 벌써 2만건 넘어

전세난민들의 '탈(脫) 서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오르기만 하는 아파트 전셋값 부담이 가장 큰 이유다. 그렇지 않아도 집 주인 눈치를 보거나 때가 되면 이삿짐 싸야 하는 걱정에 마음 편할 날이 없던 세입자들이 지속되는 전셋값 상승행진을 견디지 못하고 비교적 집값이 싼 경기도 등지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은 4억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경기도 아파트 매매거래 중간가격 3억2000만원, 인천 아파트 매매거래 중간가격은 2억6500만원이었다. 서울 전세 중간가격이 경기도 중간 매매보다 8000만원, 인천보다는 1억3500만원이나 높은 가격이다.

주)실거래가는 2020년 10월 5일 공개기준. 거래시점은 매매는 계약일, 전세는 확정일자 신고일 기준. 중간가격은 매년 거래된 가격을 순서대로 정렬했을 때 가장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 [자료:직방]
주)실거래가는 2020년 10월 5일 공개기준. 거래시점은 매매는 계약일, 전세는 확정일자 신고일 기준. 중간가격은 매년 거래된 가격을 순서대로 정렬했을 때 가장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 [자료:직방]

2011년만 하더라도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은 2억2000만원, 경기 아파트 매매거래 중간가격 2억1000만원, 인천 아파트 매매거래 중간가격은 1억8500만원이었다. 서울과 경기 차이는 1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서울과 인천은 3500만원에서 1억3500만원으로 격차가 커진 것이다.

2020년 전입건수는 8월 기준. [자료:직방]
2020년 전입건수는 8월 기준. [자료:직방]

또 서울에서 경기도로의 전입건수는 2017년 1만8204건, 지난해 1만8656건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8월 기준 2만578건으로 이미 지난해 기록을 넘어섰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014~2019년 서울 전세거래 중간가격 이하의 경기도 매매거래 비중의 증감추세와 서울에서 경기도로의 이동인구 추이가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났다"며 "특히, 경기도는 올해 2006년 이후 최대 매매거래(신고일기준 1~8월 19만9045건, 월평균 2만4880건)가 이뤄지면서 서울 전세거래 중간가격 이하 매매비중이 감소(지난해 67.1%에서 올해 65.8%)했음에도 인구이동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경기에서 최근 5년(2016년~2020년 9월)동안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 이하 매매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어진 곳은 남양주시로 3만6177건이었다. 화성시(3만6131건)와 부천시(3만2004건)도 3만건 이상의 거래가 발생했다.

함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의 높은 전셋값이 서울 거주자의 경기도 이동을 촉진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며 "주거비 부담과 전세로 인한 주거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에서 수도권 지역과 서울 외곽 지역으로 연쇄적인 인구 이동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가 내놓은 공급대책은 서울 주거수요의 분산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주거수요의 분산이 서울 인접지역의 공급목표를 달성하는 것 외에 주거 불안정성 해소와 높은 서울 주거비를 해소할 수 있는 주거비 부담 경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