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시판서 '빅히트' 관련 원성 높아
환매청구권 제도 해당 없어…'환불 불가'
기관매도세에 주가 하락 가능성 높아져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코스피에 상장한 첫날인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기념식에서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이 기념사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코스피에 상장한 첫날인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기념식에서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이 기념사 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주식투자가 처음입니다. 이번에 빅히트 주가 기대하고 들어왔는데 주가가 안 오릅니다. 혹시 환불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올해 하반기 IPO(기업공개) 기대주로 꼽히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개인 투자자(개미)들의 원성이 크다. 주식 투자 초보가 많았던 만큼 인터넷 주식 게시판 등을 통해 ‘주식 환불 방법’을 묻는 이들마저 등장하고 있다.

19일 빅히트의 주가는 전 거래일과 비교해 5.74%(1만1500원) 내린 18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주가 하락이 예상되면서 ‘주식환불’에 대한 방법을 묻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빅히트의 주식환불은 불가능하다.

공모주 청약시에는 '환매청구권'(풋백 옵션)이 있다. 이는 주가가 공모가보다 하락할 경우 청약 투자자가 IPO를 주도한 주관사에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제도다. 그마저도 전액이 아닌 공모가의 90%만 돌려받을 수 있다.

게다가 청약을 통해 공모주를 받은 투자자만 이 제도의 대상자에 속한다. 장에서 빅히트 주식을 산 투자자는 환매청구권의 대상이 아니다.

빅히트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만큼, 초보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 '주식환불'을 요청하는 등의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빅히트는 공모주 청약에서 증거금 58조원을 모았으며,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인 27만원으로 결정됐다. 지난 15일 코스피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 35만1000원까지 치솟으며 따상(공모가 2배 수준의 시초가에 첫 날 상한가)에는 성공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시초가보다 낮은 25만 8000원에 머물렀다.

게다가 이틀째에는 낙폭을 키우며 20만500원으로 장마감했고 사흘째에는 20만원 선이 무너졌다.

빅히트 상장 첫날 장 시장과 함께 몰렸던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개미들의 원성이 커졌다. 이들은 ‘따상’ 수준에서 매수하더라도 앞서 매수세가 지속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처럼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빅히트의 주가는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와는 달리 계속 하락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기념식. 연합뉴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기념식.

 

투자업계에서는 빅히트 주가 하락의 이유로 시총 규모가 크고 주식 유통물량이 많았던 것을 들고 있다. 여기에 방탄소년단(BTS)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엔터주란 점도 약점으로 꼽았다.

특히 빅히트의 기관 의무보유확약 물량은 43.85%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와는 달리 기관이 팔 수 있던 물량이 더욱 많았다.

문제는 앞으로 시장에 풀릴 빅히트 주식이 더욱 늘어난다는 것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앞으로 한 달 안에 의무보유 기간을 마치고 시장에 풀리는 기관투자자 보유 빅히트 주식은 총 152만7000여주에 이른다.

이들 주식은 기관이 이번 공모에서 배정받은 총 428만2000주 중 35.68%다. 이 중 1만3000여주는 의무보유 기간이 15일, 26만2000여주는 1개월이다.

현재 유통 가능한 빅히트 주식이 약 670만주임을 고려하면 이의 약 23%에 해당하는 물량이 시장에 새로 추가된다.

게다가 이미 상장된 보통주 외에 상환전환우선주 88만8000여주도 언제든지 보통주로 전환돼 추가 상장될 수 있다.

이 탓에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이 늘면서 빅히트 주가가 앞으로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반면, 하나금융투자는 빅히트 주가에 대해 하반기 매출액 추정이 너무 낮다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빅히트의 실적이 너무 과소 추정돼 비싸보이기 때문에 주가가 부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빅히트의 목표주가를 38만 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는 "기존 당사의 2020년, 2021년 빅히트 예상 매출액은 8660억 원, 1조5500억 원이다"며 "아무리 추정치를 낮춰도 하반기 매출액이 7500억 원 이하로 내려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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