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SNS 통해 전격 탈당 선언...민주, 겉으론 '담담''
금태섭 김종인과 정치성향 비슷...국민의힘 영입론 솔솔
안철수와 재결합 가능성도 대두...내년 재보궐에서 변수 점쳐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전성남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주류파와 갈등을 빚어온 금태섭 전 의원이 전격 탈당을 선언하면서 여권은 물론 야권인 국민의힘에서도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금 전 의원은 21일 자신의 SNS에 '민주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다"며 "당 지도부가 바뀐 지도 두 달이 지났고, 윤리위 회의도 여러 차례 열렸지만, 당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탈당의 변을 밝혔다.

금 전 의원은 이어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힌다"며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는 절망했다"며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앞서 금 전 의원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 민주당 내에서 유일하게 비판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어 12월에는 국회에서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에 기권표를 행사해 당 지도부와 주류 지지층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혔다.

금 전 의원은 이후 4·15 총선 때 지역구였던 서울 강서갑 공천 경선에서 탈락했고, 이어 4월에는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금 전 의원은 곧바로 재심을 청구했지만 재심 절차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금 전 의원의 탈당에 대해 민주당은 겉으로는 무덤덤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금 의원의 거취에 따라 민주당의 중도성향 지지층들의 이탈로 이어질까 내심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허영 대변인은 이날 "큰 의미가 있을는지 모르겠다"며 "자연인으로서의 탈당"이라며 금 전 의원의 탈당을 평가절하했다.

반면 이낙연 대표는 "아쉬운 일"이라며 금 전 의원이 징계 재심절차 지연에 대해   비판한 것에 대해 "충고는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의 입장은 금 전 의원과는 사뭇 달랐다. 박 의원은 "탈당으로 마지막 충정을 보여주겠다는 말도 이해는 되지만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향후 거취에 관련해서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선 중도개혁 성향을 가진 금 전 의원의 행보에 따라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 전 의원의 정치적 지향점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비슷한 점을 들어 국민의힘과 '딜'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점쳤다. 김 위원장이 영입을 요청해 금 전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도 금 전 의원이 탈당을 선언한 이날 "한번 만나볼 수는 있다"면서도 영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분 의향이 어떤지는 확인한 적이 없다"며 말을 흘렸다.

다른 한편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재결합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 전 의원은 지난 2014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으로 안 대표와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이후 금 전 의원이 7·30 재보선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둘은 결별의 수순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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