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매물 대거 풀리며 주가 급락
최대 주주가 차익 실현위해 대규모 매도
"공모가격 어떻게 결정됐느냐" 국민청원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기념식. 연합뉴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기념식.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올해 하반기 IPO(기업공개) 기대주로 꼽히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의 주가가 수직 하락하는 가운데, 빅히트의 최대 주주들이 36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대거 매도해 현금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빅히트의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매물이 대거 쏟아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기에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빅히트의 4대 주주인 ‘메인스톤’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빅히트 주식 120만769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평균 매도단가는 22만9770원이다. 상장 첫날부터 4거래일에 걸쳐 2759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이다.

이에 따라 메인스톤의 지분율은 7%에서 3.6%로 줄었다.

빅히트 주요주주 명단에 기록되지 않았던 '이스톤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도 메인스톤의 특수관계인으로 보유 중인 지분 78만176주 중 38만1112주를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확보한 현금은 885억원 규모로 평균 매도 단가는 23만2296원이다.

메인스톤과 이스톤이 매도한 주식한 약 158만주에 달하는데 이는 총 발행주식의 4.44%에 해당한다. 그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기타법인의 매도세’가 지목된 상황에서, 두 업체의 주식 매도 사실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빅히트는 세계적인 K팝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을 육성해온 만큼 상장에도 큰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연이은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 손실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빅히트의 최대 주주가 차익실현을 위해 대거 주식을 매도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투자처 중 한 곳으로 인기를 끌어온 공모주 시장에 대한 불신까지 일으킬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빅히트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연합뉴스
빅히트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빅히트의 주가가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공모가격에 대한 불만이 담긴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애초에 빅히트 공모가는 13만5000원이었는데, 이를 두고 “너무나 고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줄곧 제기돼 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9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가격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밝혀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 따르면 "방탄소년단(BTS)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있는 대한민국의 가수"라며 "빅히트란 회사가 멋지게 코스피에 상장하게 됐고 BTS를 아끼고 사랑하는 팬들 혹은 투자자들은 많은 관심과 지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청원은 "당연히 투자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지는 것이 맞지만 이번 경우는 아이돌 및 연예인의 군입대 관련한 법개정 등 굉장히 민감한 상황이 포함된 문제인 듯 하다"며 "문제점을 알고도 부풀려진 공모가격, 2일만에 투자금액 절반을 잃은 팬들과 개인, 결국 BTS 군면제 꼭 시키자는 청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가수를 앞세워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물건을 파는 형태와 무엇이 다른지 의구심이 든다"며 "모든 국민이 궁금해하는 빅히트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고 기준은 무엇인지 명명백백 밝혀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상장 직후 시총이 12조원에 육박했던 빅히트는 닷새만인 지난 21일 절반 수준인 6조585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빅히트에 대한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와 개인의 매수세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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