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별세' 주요 기업 세대교체
고도 성장기 이끈 1·2세대 세상 떠
현대차·LG·GS·한화 등 3대 주목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국내 재계의 1·2세대가 지고 다음 세대가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2002년 9월 12일 전경련회장단 월례회의 참석한 이건희 회장(왼쪽에서 네번째). 연합뉴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국내 재계의 1·2세대가 지고 다음 세대가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2002년 9월 12일 전경련회장단 월례회의 참석한 이건희 회장(왼쪽에서 네번째).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국내 재계의 1·2세대가 지고 다음 세대가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고도 성장기인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던 재계 1·2세대의 인물들이 지난해와 올해에 주로 세상을 떴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14년에 5월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은 뒤 병세 악화로 25일 별세했다.

그는 부친인 이병철 선대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현재 삼성의 두 기둥인 반도체와 모바일 사업의 밑거름을 다진 한국 경제의 거목으로 평가받는다.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 동일인으로 지정되면서 공식적인 삼성 총수가 됐다. 그는 아직 회장 직함은 달지 않았으나 머지 않아 회장 자리에 오르며 3세 시대가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그룹 총수가 정몽구 회장에서 장남인 정의선 신임 회장으로 교체됐다. 올해 82세인 정몽구 회장은 지난 7월 대장게실염으로 입원했다가 현재 건강은 회복했으나 세대교체와 혁신 차원에서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창업주이자 선친인 정주영 회장에 이은 2세 경영을 맡았다. 이제 현대차그룹도 3세인 정의선 회장 시대를 맡게됐다.

LG그룹은 구자경 명예회장이 지난해 12월 타계했고, 앞서 2018년에는 구자경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LG그룹의 3대 회장인 구본무 전 회장도 별세했다. 구자경 전 회장은 LG그룹의 창업주 구인회 선대회장의 장남으로, 1970년부터 1995년까지 25년 간 LG를 이끌었다. 구본무 회장은 구자경 회장의 뒤를 이어 LG그룹을 주도했다.

이어 장남인 구광모 상무가 그룹 회장·총수에 오르며 LG에서는 '4세 경영'이 시작됐다.

롯데는 지난 1월 창업주인 신격호 전 명예회장이 세상을 뜨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2세 경영이 시작됐다. 신 전 회장은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호텔, 쇼핑, 석유화학업으로까지 업종을 확장한 1세대 기업인이다.

한진그룹의 경우, 2세 경영인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4월 세상을 떠났다. 국내 항공업을 주도했던 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레 별세하면서 장남인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의 총수에 오르며 3세 경영을 담당하고 있다.

4대그룹 총수 주요 프로필. 연합뉴스
4대그룹 총수 주요 프로필. 연합뉴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별세한 1·2세대 기업인들은 우리나라 산업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는 공도 크지만 부패, 비자금 조성, 정경유착 등으로 자주 비판받기도 했다.

한화그룹, GS그룹 등은 현재 2세대 체제이지만 동시에 3·4세대 시대로의 변화에도 한창이다.

한화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최근 취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창업 2세대인 김승연 회장이 다음해에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으나 김동관 사장이 승진하며 3세 경영에도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다.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4세 경영이 본격화했다. 2018년 말에는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외에 LS, 코오롱, 신세계, 현대중공업, CJ그룹도 3·4세대로의 세대교체 작업에 돌입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에 유독 재계 1,2세대의 별세 소식이 잦아졌다. 남은 2세대 인물들도 고령인만큼 건강 문제를 피할 수 없다”면서 “다음 세대의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되면서 기업 문화도 변화될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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