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 파업권 확보·한국GM 부분파업
자차 업계 "연말 앞두고 연쇄 파업 가능성↑"
전세계 자동차 판매, 9월에 첫 증가세 전환

한국지엠 부평공장. 연합뉴스
한국GM 부평공장.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가 연말을 앞두고 연쇄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9일 국내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노조가 부분 파업을 시작한 가운데 기아차 노조도 파업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도 쟁의권을 확보해 언제든 파업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6일에 이어 9일, 10일에 각각 4시간씩 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한국GM 사측은 지난달 29일 21차 단체 교섭에서 임금협상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하는 것을 전제로 조합원 1인당 성과금 등 총 7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최종 제시했다.

한국GM은 "임금협상 주기를 2년으로 늘리면 경영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직원들에도 장기적으로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회사는 어려운 지불 여건에도 불구하고 2년의 협상 주기를 전제로 최대한의 금액을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조는 이에 반발하며 임금협상 주기를 그대로 1년으로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부분 파업을 강행하자 한국GM은 부평공장에 대한 1억9000만달러(약 213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보류하고,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기아차 노조도 중앙노동위원회가 5일 임단협과 관련한 쟁의 조정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기아차 노조는 언제든지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얻게 됐다.

노조는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 투표가 가결된 것은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 태도와 무책임한 경영에 노조원들이 분노했기 때문"이라며 "사측은 조합원의 뜻에 따라 성실히 교섭에 임하고 납득할 수 있는 안으로 성과에 보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9차례의 임단협 본교섭에서 ▲기본급 12만 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기존 공장 내에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공장 설치 ▲정년 연장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는 ‘한집 식구'인 현대차와는 다른 모습이다. 최근 현대차 노조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나서 노조와 직접 대화를 나누며 협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기아차 노조가 올해도 파업에 나서면 9년 연속 파업으로 대조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연합뉴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연합뉴스

르노삼성 노조는 올해 임단협을 마치지 못했다.

르노삼성 노조도 중앙노동위원회를 통해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집행부 선거가 끝나는 이날 이후 새로 꾸려진 지도부를 통해 사측과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자동차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노사가 힘을 합쳐 위기 극복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매우 저조한 판매량을 보였으나 지난 9월에 가까스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9월 전 세계 자동차 판매가 795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지역별로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 주요시장에서 자동차 판매가 지난해와 비교해 증가했다.

미국은 역대 최저수준 금리 등 정부 경기부양책과 대중교통 기피에 따른 자동차 대체수요 증가 등으로 지난 9월 판매가 134만대로 6.1% 늘었다.

유럽은 저공해차량 인센티브와 지속적인 여행 제한, 코로나19로 지연된 대기수요 발현 등에 따라 7월에 이어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다만, 10월부터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에 9월과 10월 2개월 연속 증가한 국산차 수출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한동안 코로나19 사태가 주춤해 글로벌 수요가 회복세를 보인 것은 다행이나 선진시장 코로나 재확산으로 연말 글로벌 수요 회복세가 꺾일 우려가 있어 우리 업체의 유동성 위기는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금 사정이 열악한 부품업체의 여건을 고려해 최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자동차 업계의 임단협 교섭과 파업 강행 등 노사 갈등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