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가치·성과주의' 강해진 구광모호
LG전자, 첫 연간 영업익 3조 가능성
성과낸 권봉석 사장, 부회장 승진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LG전자 제공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코로나19 시국에도 불구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LG전자를 이끌어온 권봉석 대표이사 사장이 이뤄낸 높은 성과에 따라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10일 LG전자가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바라봤다. 이는 견고한 가전과 TV 이익을 기반으로 VS의 흑자 전환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했다. 특히 LG전자는 4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쓸 것으로 전망돼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실적이 저조한 '상고하저' 징크스를 깰 것으로도 기대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LG전자가 코로나19 시국에서도 높은 실적을 이끌어낸 것은 권봉석 사장의 공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LG전자의 가전사업을 이끌어왔던 조성진 부회장을 퇴진시키고 권봉석 사장을 LG전자 최고경영자로 선임했다. 이전까지 LG전자의 홈엔터테인먼트(HE)·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장을 맡아왔던 권봉석 사장은 1년 가까이 LG전자의 사령탑 역할을 해왔다.

권봉석 사장은 기술과 마케팅을 겸비한 융합형 전략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후 1987년 LG전자에 입사해 전략, 상품기획, 연구개발, 영업, 생산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권 사장은 어려운 사업을 맡을 때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성과를 보여줬다. 그가 HE사업본부장에 부임한 첫 해인 2015년 상반기에는 본부가 영업적자를 냈다. 2011년 23조9030억원이던 매출은 2015년 17조4000억원대로 급감했다.

그는 이익이 나지 않는 제품을 과감히 정리하고 불필요한 제품은 개발하지 않았다. 당시에 가전업계의 관심사였던 커브드TV를 포기하고 대신 OLED TV에 집중했다. 그 뒤로 OLED TV는 프리미엄 TV로 자리 잡으며 국내외 TV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아픈 손가락'인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의 성과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권봉석 사장은 "2021년까지 스마트폰 사업에서 흑자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제품 라인업 변화와 제품 경쟁력 확보, ODM(제조자 주문생산) 확대를 통한 원가 절감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3320억원까지 달했던 분기 적자를 올 3분기 1484억원으로 줄였다. 지난해와 비교해 적자 127억원이 감소한 것이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룹 내 일부에서는 권봉석 사장이 지난 2018년에 승진한 바 있어 불과 2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것이 너무 빠르지 않느냐는 시선도 있다.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LG그룹 제공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LG그룹 제공

그러나 구광모 회장이 세대교체를 가속화했고 실용주의, 성과주의 기조를 세워왔던 만큼 권봉석 사장의 빠른 승진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LG전자에서는 2년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사례가 있다. 김쌍수 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2001년에 LG전자 사장이 됐다가 2003년에 부회장에 올랐다.

현재 LG전자는 현재 권봉석 사장과 배두용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해왔던 만큼 임원 인사가 상당 수준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구 회장은 지난 9월 22일 온라인 사장단 워크숍에서 사장단을 향해 기존 접근법에서 벗어나 바뀐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그는 “평균적인 고객 니즈에 대응하는 기존 접근법으로는 더는 선택받기 어렵다”며 “고객에 대한 집요함을 바탕으로 지금이 바로 우리가 바뀌어야 할 변곡점”이라고 강조했다.

LG는 사업보고회가 끝난 후 11월말 경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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