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매출 12조64550억으로 지난해와 비슷
영업이익은 4591억원으로 작년보다 33.4% 감소
당초 목표한 영업이익 1조원 달성 사실상 어려워
신규 수주 21조8900억원 22.7% 늘어 그나마 위안

2020년 경자년 한 해도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남아 있는 시간이 한 달 남짓이다. 새해벽두 터진 코로나19로 건설업계 역시 그 어느 해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성적표'라는 냉엄한 현실이 있다. 3분기까지 발표된 실적을 바탕으로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건설사들의 올해 실적을 중간 점검 해보면서 향후 CEO(최고경영자)의 거취도 예상해본다. [편집자주]   

매출 17조4000억원, 영업이익 1조원. '건설명가' 현대건설이 세운 2020년 경영목표다. 지난해 매출 17조2998억원, 영업이익 8821억원과 비교하면 비해 각각 0.6%와 13% 늘어난 수치이다. 매출은 보수적으로 영업이익은 높여 잡았다.

전자공시시스템 공시 내용으로 현대건설의 올해 실적을 보면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 12조6455억원, 영업이익 459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12조6473억원)과 영업이익(6895억원)에 비해 매출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33.4% 감소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 4조424억원, 영업이익 139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와 41.5%나 감소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연초 목표로 세웠던 영업이익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5~2016년 각각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며 2년 연속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으나 2017년 9861억원으로 오히려 뒷걸음을 했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자료:전자공시시스템

◇ 박동욱 사장이 강조했던 영업이익 1조원 달성 ‘난망’

2018년 3월 현대건설 수장으로 취임한 박동욱 사장은 영업이익 1조원 재달성을 강조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취임 첫 해는 8399억원으로 오히려 이익규모가 더 축소됐고, 지난해(2019년)는 8596억원으로 조금 늘기는 했지만 역시 '1조 클럽'과는 거리가 있었다.

올해는 더 심각하다. 증권업계가 예측하는 올해 현대건설의 영업이익 규모는 6500억원 수준. 저유가로 인한 해외건설경기 침체와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수익성 측면에서는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내년 3월이면 임기 3년이 되는 박 사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 벌써부터 온갖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매출은 그런대로 선방했지만 좀처럼 회복시키지 못하고 있는 수익성 문제 때문에 입지가 위태롭다는 얘기가 있는가 하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의 인연을 들며 그룹으로 다시 돌아가 재등용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진주 출신인 박 사장은 진주고와 서강대를 졸업한 후 1988년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1999년 현대차로 옮겨 재무관리실장과 재경사업부장, 재경본부장 등을 거치면서 정 회장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그리고 2011년 현대건설로 복귀해 재경본부장을 거쳐 2018년 사장에 취임했다.

현대건설과 박동욱 사장의 2020년 경영목표와 관련해서 그래도 위안을 삼을 분야는 있다. 바로 도시정비사업 등 넉넉한 '일감 확보'이다.

현대건설의 올해 신규 수주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3.5% 늘어난 27조1000억원이다. 3분기까지 수주액은 21조8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7% 늘었고, 연간 기준으로 목표 달성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현대건설의 3분기까지 누적 신규수주는 21조8910억원으로 연간 목표 25조1000억원의 87%를 달성했다"면서 "이에 따라 수주잔고는 65조5620억 원으로 4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고, 수주에서의 수익성 관리능력도 늘어나면서 내년부터는 실적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주에서도 독주를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들어 정비사업 분야에서 4조4500억원 규모의 사업권을 확보하면서 2조원대 2위와의 격차를 더 벌려 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사업이라고 불리는 공사비 1조9000억원 규모의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을 따내며 건설업계 '맏형'의 위용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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