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의원 특별법 발의...TK "부산 선거만 이길거냐"
조국 '노무현 공항' 제안에 야권 조롱..."오거돈 공항이라 해라"

국민의힘 하태경·박수영 의원이 20일 국회 의안과에 '부산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하태경·박수영 의원이 20일 국회 의안과에 '부산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전성남 선임기자]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입지가 '가덕도'로 기우는 가운데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의원들과 부산·울산·경남(PK) 의원들이 각기 다른 입장을 표명하며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19일 비공개 의원총회를 갖고 가덕도 신공항 추진 문제를 논의했지만, TK의원들과 PK의원 들간의 입장차를 좁히는 데에는 실패했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의하면 이날 의총에서 한 TK 재선의원은 "부산시장 선거만 이길 게 아니라 대선도 이겨야 하지 않느냐"며 PK 의원들의 움직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부산 지역구인 서병수 의원은 "지역주민의 여론이 높다"고 반박하고, "당이 처한 입장이 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부산시당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PK·TK가 함께 가덕도 신공항을 비롯해 2030년 부산엑스포까지 적극 지원하는 모습으로 경제공동체 비전을 만들자"며 TK의원들의 협조를 구했지만 한 번 토라진 TK 의원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후문이다.

결국 이날 의총은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당론을 확정하지 못하고 여당의 선거용 프레임이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단계적이고 전략적 대응을 모색하자는 쪽으로 두루뭉실하게 마무리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서둘러 내부단속에 나서며 이번 논란의 '타깃'을 정부여당으로 돌리려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소모적인 당내 분란이 아닌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에 대한 감사를 통해 정부여당을 공략하자는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권력의 힘으로 그냥 내리눌러서 어떻게 하려고 한 정황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며 검증위 감사를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도둑질을 하더라도 안 들키게 해야 하는데 어수룩하게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었다"며 "반드시 감사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다음주에 당 소속 PK의원들을 중심으로 특별법을 발의할 예정다. 특별법에는 가덕도 신공항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을 포함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하태경·박수영 의원 등을 비롯한 국민의힘 PK 의원들은 이보다 발빠르게 움직였다. 의총 이튿날인 20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부산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제출했다.

하태경 의원은 그러면서도 PK 의원들을 의식한 듯 "20년 간의 갈등 사항이니까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내부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마산·회원을 지역구로 둔 윤한홍 의원도 이번 검증위의 결정에 대해 "4년 전 평가 기관의 평가 결과를 뒤집을 새로운 사항이 아무것도 없다"며 "김해신공항 정책을 폐기한 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번 내홍을 정부와 여당 탓으로 돌렸다. 

한편, 이런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최근 SNS에서 가덕도 신공항의 이름을 '노무현 국제공항'이라고 짓자고 제안해 야권 의원들의 반박이 잇따랐다. 조 전 장관은 19일 페이스북에  "(가덕도) 공항명을 지으면 좋겠다, 가덕도 노무현 국제공항(Roh Moo Hyun International Airport)!"라고 썼다.

그러자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김포국제공항을 박정희 공항으로, 인천국제공항을 김영삼 공항으로 명명하자"고 비꼬았고, 허은아 의원은 "공항 이름 하나로 국민을 공황장애로 몰아넣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교수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으로 보궐선거가 생기고, 그 선거용으로 가덕도를 살려내는 것이니 차라리 오거돈 국제공항을 적극 고려해 보라"며 노골적으로 '노 전 대통령'을 조롱했다.

이같은 정치권 언쟁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끼어들었다. 진 전 교수는 한 술 더 떠 같은날 페이스북에 "그냥 문재인 공항이라고 하세요. 문통 각하의 선물이니까"라는 글로 '참전'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