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임기 만료 앞두고 연임의사 밝혀
코로나 위기 속 첫 적자 기록 후 흑자전환
종합소재기업 탈바꿈 위해 전방위 행보

포스코 최정우 회장. 
포스코 최정우 회장.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연임에 도전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다음해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 6일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최정우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이사회는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운영하기로 결의하고, 연임 자격 심사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정관상 회장 임기 종료 3개월 전까지 연임 의사를 밝히도록 하고 있다.

사외이사 7명 전원으로 구성되는 CEO후보추천위는 현재 회장에 대한 대내외 평가 관련 인터뷰 등을 포함한 자격 심사를 약 한 달간 진행할 예정이다.

자격심사를 통과하면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되며 다음해 3월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차기 회장으로 최종 확정된다.

최정우 회장은 2018년 7월 취임과 함께 포스코가 사회 일원으로 경제적 수익뿐만 아니라 공존·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 시민'으로 발전하겠다는 경영이념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해왔다.

그는 ‘철강 전문가’로 꼽혔던 역대 포스코 회장들과는 달리 비엔지니어 출신이다. 이전 회장들이 이공계 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인 것과는 달리 최정우 회장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업계 안팎에서 최정우 회장은 ‘재무통’으로 불리고 있다. 1983년 포스코(당시 포항종합제철)에 입사한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 재무실장, 포스코건설 기획재무실장, 회장 직속의 정도경영실장까지 맡아왔다. 2015~2016년 사이에 이뤄진 포스코의 구조조정을 주도해왔던 인물이기도 하다.

최정우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과 ‘위드 포스코(With POSCO)’를 각각 새로운 경영이념과 비전으로 제시했다. 또 ‘100대 개혁 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실현해 ‘100년 포스코’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를 50년 철강전문기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비철강부문까지 아우르는 ‘종합소재기업’으로 탈바꿈시켜 새 먹거리를 찾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철강수요 부진이 두드러지면서 신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2분기에 196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적자(별도 기준)를 냈다. 첫 적자를 기록했던 포스코는 3분기 별도기준 261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한 분기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에 최정우 회장은 철강산업에 대부분을 의존하던 포스코의 수익구조를 비철강, 신사업으로 나눈다는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정우 회장은 최근 '철강산업 메가트랜드'로 ▲뉴모빌리티 ▲도시화 ▲디지털화 ▲탈탄소화 ▲탈 글로벌화를 꼽은 뒤 고성능, 다기능 친환경 강재를 개발하고 2차전지 소재사업 등을 강화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해당 비전에 따라 포스코는 액화천연가스(LNG)사업, 2차전지소재사업, 식량사업 등을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해당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광양 LNG터미널 전경. 포스코에너지 제공
포스코에너지 광양 LNG터미널 전경. 포스코에너지 제공

특히 최정우 회장은 2차전지 사업 확장을 위해 담당사업인 포스코케미칼의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를 통해 2차 전지에 필요한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최정우 회장은 2차전지 소재사업을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의 20%, 연매출 23조원 규모로 키워 그룹 성장을 견인한다는 방침이다. 현실화되면 철강과 함께 그룹의 양대 핵심 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다만 2000년에 민영화된 포스코는 정권교체 때마다 회장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 바 있다. 이에 8명의 전임 회장은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노동조합의 반대도 걸려있다. 지난 2019년 포스코 제철소에서 총 폭발과 화재, 노동자 사망 등 5번의 사고가 발생했고 올 6월과 7월에도 화재 및 사망사고가 터지면서 내부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최정우 회장 재임 후 포스코 주가가 다소 떨어진 것도 부담요인이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 4월 주가부양을 위해 2021년 4월까지 1조원 규모의 자기회사 주식매입을 결정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피력했다. 자기회사 주식 매입 결정 이후 포스코 주가는 20만 원 안팎에서 상승흐름으로 전환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역대 포스코 회장 대부분이 연임에 성공해 최정우 회장도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경쟁할만한 다른 유력 회장후보가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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