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숙원사업 ‘호텔롯데 상장’
신용등급 강등에 그룹까지 여파
롯데쇼핑도 신용등급 하락 유력
그룹 통합신용도 하향 가능성 ↑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숙원 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에 제동이 걸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이 줄어들면서 신용등급마저 강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마저 신용등급 하락이 유력해 롯데그룹 전체의 통합신용도 하향 가능성마저 나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24일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조정했다. 계열사인 부산롯데호텔의 기업어음 및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도 A1에서 A2+로 함께 강등했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호텔 및 면세시장 수요 급감장기화로 타격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면세사업부는 호텔롯데의 매출 80%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으로 코로나19의 타격을 정면으로 받은 곳이다.

호텔롯데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814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매출액과 비교해 48% 급감했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적자는 4632억원으로, 마이너스(-)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신평은 호텔롯데의 영업실적 부진으로 차입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호텔롯데의 순차입금은 올해 3분기 기준 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인 6조8000억원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호텔롯데의 재무 구조도 국내외 신규 영업장 및 지분 투자, 운전자본 증가 등으로 인해 차입 부담이 확대됐다. 2019년에는 전년도 법인세 납부액이 대폭 증가해 대규모 현금유출이 발생했다. 새로운 리스 제도 도입에 따라 리스부채를 인식(1조7000억원)하여 순차입금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에는 롯데렌탈 재무적 투자자들에 대한 TRS(일종의 펀드담보대출) 정산으로 자금유출(2000억원)이 발생하면서 보유 계열사 지분 일부 매각에도 불구하고 순차입금이 크게 증가했다. 대규모 포괄손실이 발생해 올해 9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62.5%로 상승했고, 차입금의존도는 47.2%로 과거와 비교해 재무레버리지가 크게 상승했다.

한신평은 “영업현금창출력이 크게 약화된 가운데,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으로 인해 기업공개(IPO)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지연되며 높은 재무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호텔롯데의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호텔롯데의 빠른 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가치가 하락한 상황이기에 사업확장 등으로 경쟁력을 높여 기업가치를 다시 올린 후 상장에 나서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호텔롯데의 상장이 필수적이다.

호텔롯데는 롯데그룹의 중간 지주회사 격으로 롯데지주, 쇼핑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의 상장으로 일본 주주의 지본을 희석한 후 롯데지주로 통합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전략이 성공한다면 롯데의 일본기업 이미지를 줄이고 지배구조 개편도 원활해져 ‘신동빈 체제’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다만 호텔롯데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IPO 시기 조율이 필요한 시기다.

한편 호텔롯데의 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롯데쇼핑마저 신용등급 하락이 유력하다. 연이은 신용등급 하락이 이뤄지면 롯데그룹 전반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높다.

롯데쇼핑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6.8% 증가한 1110억원을 기록했으나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보면 3844억원에서 1646억원으로 감소세가 나타난다. 재무안정성도 순차입금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해 6.7배를 기록하며 차입부담이 커지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 ‘롯데온’을 선보이며 온라인 채널 강화에 주력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곳인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5대 그룹 가운데 코로나 사태로 실적이나 앞으로 대응력에 가장 약점을 보인 곳은 롯데그룹"이라며 "롯데쇼핑과 호텔롯데의 등급이 하향될 경우 롯데그룹 통합신용도의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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