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 행보로 빅테크 기업 전환 가속화
SK인포섹·LSH 합병해 보안전문사 출범
모빌리티 분할해 티맵 모빌리티 시동
박정호 사장의 뉴ICT 전략 궤도 올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달 SKT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온오프라인 타운홀’에서 일하는 방향 혁신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T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온오프라인 타운홀’에서 일하는 방향 혁신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국내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이 기존 먹거리인 통신사업 외에도 모빌리티, AI반도체 사업 육성을 통해 빅테크 기업(대형 정보통신 기업)으로 전환에 가속도가 붙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미디어, IT플랫폼, 보안, 이커머스 등의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SK인포섹과 LSH(ADT캡스의 모회사)를 합병시키며 국내 보안업체 1위로 도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사는 올해 안으로 합병하고, 다음해 1분기 안에 기업결합 신고 등 절차를 거쳐 ADT캡스까지 합병하게 된다.

SK인포섹은 국내 1위 정보보안 사업자로 정보보안 컨설팅, 사이버공격 탐지 및 보안관제 등이 주 사업영역이다. ADT캡스는 국내 2위 물리보안 사업자로 7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무인경비 및 무인주차·출입통제 등 물리보안이 주 사업 영역이다.

합병법인은 일반 개인 고객을 위해 가정용 CCTV나 Wi-Fi 해킹 등을 방지하는 개인정보 보호 서비스와 외부 침입 발생 시 출동보안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측은 "합병법인을 통해 물리보안과 정보보안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융합보안산업을 선도하겠다"며 "합병법인 출범 후 3년 내 기업가치 5조원 규모의 국내 1위 보안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합병법인은 향후 개인·집·산업(기업)·사회 전반의 맞춤형 융합보안 서비스, AI 기반 지능형 통합관제시스템 구현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IPO(기업공개) 준비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번 합병 추진은 상장 전 기업가치를 제고하려는 차원이다. 합병법인은 중국 및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융합보안 상품 및 서비스를 수출하고 전 세계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모빌리티 사업부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박정호 사장이 주주들에게 모빌리티 사업 추진 의미와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지난 2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모빌리티 사업부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박정호 사장이 주주들에게 모빌리티 사업 추진 의미와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티맵 모빌리티를 출범시켜 모빌리티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SK텔레콤은 지난 2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모빌리티 사업부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원안대로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티맵 모빌리티는 오는 12월 29일에 출범한다.

티맵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 T맵, 차량 내 결제 등 완성차용 T맵오토, 택시호출·대리운전, 구독형 모빌리티사업 등을 담당한다.

우버로부터 약 5000만달러(약 575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앞으로 IPO 등도 추진한다. 이는 독립적인 경영을 통해 강한 추진력과 실행력을 토대로 사업을 통한 수익을 창출하고 급변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별도로 다음해 상반기 티맵모빌리티와 우버는 조인트벤처(합작회사)를 설립한다. 여기에도 우버가 1억달러(약 1145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양사가 동등한 지분으로 택시 호출 사업에 나선다.

SK텔레콤은 이번 분사를 통해 모빌리티 사업을 추가하면서 MNO(이동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 5대 사업부 체제로 재편했다. 이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취임 후 신사업 육성을 중점적으로 해왔던 것과도 연결된다.

박정호 사장은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사업구조를 통신사업(MNO)·미디어·보안·커머스 등 4대 사업으로 나눠 신사업을 중점 육성하고 있다.

이외에도 SK텔레콤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과 손잡고 이커머스 사업 혁신에 나섰다.

이는 소비자들이 SK텔레콤의 커머스 자회사인 ‘11번가’에서 아마존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아마존과 협력을 통해 SK텔레콤은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SK텔레콤은 11번가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도 체결했다. 아마존은 11번가의 IPO 등 국내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다.

이러한 SK텔레콤의 신사업 전략은 매출로도 나타나고 있다.

SK텔레콤의 전체 매출에서 비통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6년 20% 수준에서 올해 35%로 크게 상승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통신업계에서 탈통신 기조가 유력해지면서 SK텔레콤도 비통신업계 확장의 결과를 점차 보이고 있다”면서 “사업 분할로 인한 기업 상장이 늘어나면 수익구조가 더욱 원활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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