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하현회 퇴임·황현식 CEO로
구본준 고문 계열분리로 독립경영 앞둬
4년차 맞아 큰 폭 변화 없이 안정 택해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LG그룹이 연말인사에서 큰 폭의 변화 없이 안정적인 선택이 이뤄졌다. LG유플러스를 제외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유임되며 4년차를 맞이한 구광모 회장 체제가 더욱 공고화되는 모습이다.

LG그룹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연말인사를 발표했다. LG그룹은 사장 승진 5명, 부사장 승진 12명, 전무 승진 36명, 상무 신규선임 124명 등 177명의 임원 승진 인사와 CEO·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 선임 4명 등 총 181명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부회장단 중에서는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황현식 컨슈머사업총괄 사장이 신임 CEO로 선임됐다. 그 외에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은 자리를 지켰다.

1일 새롭게 출범하는 LG화학 배터리 부문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 CEO에는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이 내정됐다.

이 외에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계열사 사령탑들은 교체 없이 다음해까지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CEO. LG유플러스 제공
황현식 LG유플러스 CEO. LG유플러스 제공

올해 사장 승진자는 총 5명으로, 사장 승진자가 1명뿐이었던 지난해와 재작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이상규 사장, 실리콘웍스 CEO 손보익 사장,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손지웅 사장, LG인화원장 이명관 사장, ㈜LG CSR팀장 이방수 사장 등이다.

LG그룹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빠르게 성장하는 미래사업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를 발탁해 사업 성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경륜있는 최고경영진을 유지해 위기 극복 역량을 강화하는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또 LG그룹은 승진한 임원 177명 중 상무가 된 신규임원은 124명으로 지난해(106명)보다 늘었다. 신규중 45세 이하는 24명으로, 지난 2년간(각각 21명)보다 늘었다.

최연소 임원은 LG생활건강 중국디지털사업부문장 지혜경 상무(37·여성)였고, 1980년대생 신임 임원은 3명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미래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하고 기회를 부여해 관성에서 벗어나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 중에서도 구광모 회장이 평소 강조해온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영역에서 성과를 낸 인재를 발탁했다. 1980년생인 우정호 책임이 스마트폰 카메라 UX(사용자경험) 차별화와 화질 최적화의 공을 인정받아 상무로 승진했다.

여성 임원 증가세도 뚜렷하다. 올해 전무 승진 4명, 신규 임원 선임 11명 등 역대 최다인 15명이 승진했다. 올해 여성 임원은 전략·마케팅·기술·R&D·생산·고객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승진했다.

LG디스플레이(김희연 전무)와 LG유플러스(여명희·김새라 전무) 등 2개 사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여성 전무를 배출했다. LG화학에서도 생명과학사업본부 처음으로 여성 전무(윤수희 전무)가 발탁됐다.

이에 그룹 내 여성 임원 규모는 지난해 39명에서 부사장 1명, 전무 9명, 상무 41명 등 51명으로 증가했고, LG그룹 여성임원 비중도 2018년 3.2%에서 5.5%로 올라갔다.

구본준 LG 고문
구본준 LG 고문

이번 LG그룹의 인사 못지 않게 큰 이슈는 구본준 고문을 중심으로 한 LG상사 등 5개 사의 계열분리다.

LG그룹 지주사인 ㈜LG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LG의 13개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LG상사·실리콘웍스·LG하우시스·LG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 부문을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신설회사의 사내이사는 구광모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LG 고문이 대표이사를 맡게 되며, 송치호 LG상사 고문(대표이사),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로 구성했다.

또 LG유플러스 대표에서 물러난 하현회 부회장이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는 LG상사와 하우시스 등에서 중책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 하현회 부회장은 구본준 고문의 측근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구본준 고문이 새로운 신설 지주회사의 대표이사를 맡아 신설 지주사를 이끌면서 LG그룹은 당분간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 지주사와 구본준 고문의 ㈜LG신설지주 양대 체제로 운영된다.

이는 구본준 고문의 계열분리를 위한 수순으로, 다음해 5월 신설 지주사 설립 후 계열분리에 필요한 관련 절차 등이 마무리되면 신설 지주는 LG그룹에서 분리될 것이라는 예상이 크다.

LG그룹은 경영권 갈등을 차단하기 위해 그룹 회장은 장자가 맡고, 다른 가족 일원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거나 독립하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2018년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고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재계에서는 구본준 고문의 계열분리는 시간문제라고 회자돼왔다.

이번 지주사 분리로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사업 포트폴리오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추진해온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일단락될 전망이다.

분할 이후 존속회사인 ㈜LG는 그룹의 핵심인 전자·화학·통신서비스 영역에 주력하고 신설 지주회사는 LG상사와 하우시스, 실리콘웍스 등을 중심으로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를 육성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내년 3월 26일 정기 주주총회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쳐 5월 1일자로 존속회사 ㈜LG와 신설회사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해 출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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