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의원과 홍의락 민주당의원이 12일 오후 대구경북디자인센터 5층 컨벤셜홀에서 열린 홍의락의 ‘꽃보다 대구’ 토크콘서트에서 함께 두손을 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2014.02.12.ⓒ뉴시스

24일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배제 통보를 받은 홍의락 의원이 이에 불복, 하루 만에 탈당을 선택했다. 1월 25일 대구 북구선관위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북구(갑) 예비후보 등록을 했던 그는 탈당절차가 마무리되면 즉시 무효가 되기 때문에 무소속으로 다시 등록을 해야 한다. 비례대표의원인 그는 국회의원직도 당연히 잃게 된다.

홍 의원은 이날 발표한 탈당선언문에서 “당이 대구를 버렸다. 참담한 심정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의신청은 의미가 없으므로 즉시 탈당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에서 계파 논쟁이 치열할 때, 저는 철벽과도 같은 대구민심과 맞섰다. 당론과 충돌되는 지역예산도 동료 의원들을 설득해 확보함으로써 대구에서의 야당의 존재감을 확대했다. 이러한 제 활동의 목적은 오로지 야당의 외연 확대였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지역구도 타파,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당이 부여한 역할에 따라 지난 2012년 비례대표 공천을 받고 국회에 들어왔다. 이듬해 망설임 없이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대구로 향했고, 야당의 교두보 확대와 전국정당화를 위해 피나는 헌신을 하며 지난 4년간 대구경북 유일 야당 의원을 자임했고 진정성으로 대구를 바라봤다. 그러나 당은 대구에 대한 이해와 고민이 없었고 결국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구 12개 선거구 중 더불어민주당 총선 도전자는 이제 세 번째 지역주의에 도전하는 김부겸(수성갑) 전 의원과 수성(을) 정기철(53, 감정평가사) 예비후보 단 두 명만 남았다.

날 벼락을 맞았다고 여긴 김부겸 전 의원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25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지역주의 해소는 우리 당의 숙원이다. 홍 의원에 대한 당의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 홍 의원은 험지 중 험지라는 대구에 출마한 예비후보라는 그 자체로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한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다. 대구에서 진심이 조금이나마 전해졌는지 조금씩 따뜻한 호응이 돌아오는 시점인데 정작 등 뒤에서 얼음 칼에 찔리는 기분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홍 의원은 대구 경북에서 더민주의 유일한 현역으로 지역에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 대구 경북의 예산 확보를 위해 여야가 함께 협력함으로써 지역민은 물론 언론의 갈채와 격려를 받았다. 그렇게 부르짖던 지역주의 해소라는 구호는 ‘홍의락 또는 김부겸이나 하는 소리이고, 당에서는 실제 아무 관심도 없는 거 아니냐’라고 한다. 이제 저는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가 어떻게 나왔더라도 기계적으로 어쩔 수 없이 (자를 수 있다고) 하면 그것은 정치가 아니다. 정치는 항상 순리대로 같이 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저의 요청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저 또한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 본인도 동반 탈당을 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공천업무는 정당에서 실시하는 가장 핵심적인 인사업무이다. 인사의 제1원칙은 공명투명임은 만고불변이다. 과연 홍의락 의원의 공천배제가 정당했을까? 더불어민주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는 규정에 따라 국회의원 평가를 실시했는데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의정활동 70%와 다면평가 30%이고 지역구의원은 의정활동·공약이행 35%, 선거기여도 10%, 지역활동 10%, 다면평가 10%, 여론조사 35%의 비율을 적용했다.

비례대표와 지역구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되므로 그 속사정까지 자세히는 알 순 없지만 유사 사례만 보더라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지난 12일 세금바로쓰기 납세자운동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가 19대 저성과자 국회의원 35명 명단을 발표했다. 19대 국회 임기 동안 본회의 출석, 상임위 출석, 그리고 법안대표발의 3개 분야 모두에서 200위권 밖의 불량한 성적을 기록한 의원이 총 35명이었는데 더민주에서는 문재인, 이해찬, 홍의락 의원 등 3명이 포함됐다. 특히 이해찬 의원은 본회의 출석률 73.94%(281위), 상임위 출석률 72.73%(266위), 법안대표발의 8건(278위) 등 3개 분야 모두 낙제점이다. 홍의락 의원 또한 본회의 출석률85.45%(236위), 상임위 출석률 80.45%(221위), 법안대표발의 18건(245위) 등으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이해찬 의원보다는 조금은 낫다. 그러니 이해찬 의원은 살려두고 홍의락 의원은 공천 배제한 기준은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기껏해야 이해찬 의원은 2012년 당대표직을 약 5개월간 수행한 점이 반영되었을 텐데 그것이 변명꺼리인가?

조나라 마지막 왕인 애왕(哀王)이 물었다. “어떻게 하면 백성이 복종하겠습니까?” 공자가 답하기를 “거직조저왕(擧直措儲枉) 즉민복(則民服) 거왕조저직(擧枉措儲直) 즉민불복(則民不服)”이라고 했다. “정직한 사람을 등용하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을 버리면 백성들이 따르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을 등용하고 정직한 사람을 버리면 백성들이 복종하지 않는다.” 인사의 중요성을 거론할 때마다 회자되는 논어(論語)의 위정(爲政)편 구절이다. 흔히들 인사를 만사(萬事)라고 한다. 하지만 공자가 밝힌 원칙은 만사를 위한 ‘필요조건’이지 결코 ‘충분조건’은 아니다.

 

최 광 웅

데이터정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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