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1~11월 중위전세가격 비교
서울은 6.3% 올라…전국 평균(8.9%)보다 낮아
작년 11.8% 오른 대전은 올해도 20.9%나 상승
'탈서울' 전세난민 몰린 경기·인천 13~16% 올라

세종시 어진동 한뜰마을2단지 세종더샵센트럴시티 아파트. 국토교통부 아파트실거래가격에 따르면 이 아파트 59.82㎡는 지난 10월 30일 2억3000만원(6층)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1월 1억5000만원(2층)에 거래됐던과 비교하면 8000만원 오른 것이다.

또 도담동 도램마을 10단지 호반 어반시티 84.893㎡는 지난달 20일 3억6000만원(21층)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는데, 연초였던 지난 1월 거래금액은 2억2000만원(13층)이었다. 10개월 만에 1억4000만원이나 급등한 것이다.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무서울 정도다. 매매가격 상승률(63.6%)도 놀랍지만 전셋값 상승폭은 더 크다. "아파트값이 미쳤다"는 표현 외에는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세종시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3.2%나 떨어졌던 울산은 올해 16.8% 오르며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3위에 올랐고, 지난해 충남에 이어 상승률(11.8%) 2위를 기록했던 대전은 올해도 20.9%나 뛰었다.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중위전세가격 기준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말 1억6350만원에서 지난 11월 2억8000만원으로 뛰었다. 1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1억원 넘게 오른 것으로, 상승률이 무려 71.3%에 이른다.

중위가격이란 가격 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장 중간에 위치하는 가격을 말한다.

세종시 인근인 대전도 20.9%(1억7425만원→2억1058만원) 올라 세종시에 이어 상승률이 두 번째로 높았고, 울산도 16.8%나 올랐다.

아파트 전셋값이 내린 곳은 제주도(-1.2%)와 전북(-0.3%), 전남(-0.2%) 등 3곳 뿐으로, 전국이 전세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4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주택시장은 이를 비웃기나 하듯 매매는 물론, 전세까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74주 연속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6.3%다. 연일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지만 전국 평균(8.9%)과 비교하면 그나마 양호한 수준이다.

오히려 하루가 멀다라고 오른는 전셋값을 감당하기 힘든 무주택자들의 '탈(脫)서울'로 경기도와 인천 지역 전셋값 상승률이 서울 보다 더 높았다. 인천과 경기도는 각각 16%와 13.1% 오르며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상위 4위와 5위에 올랐다.

지난해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각각 0.8%와 0.9%로 전국 평균(0.8%)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었다. 인천(1.5%) 역시 전국 평균 보다는 많이 올랐지만 상승폭은 강보합 수준에 불과했었다.

눈에 띄는 것은 주택유형에 따라 상승폭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아파트 전세는 두 자릿수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고 있지만 연립주택과 다세대는 3.7%로 아파트 상승폭의 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단독주택 전세 상승률(0.4%)은 강보합 수준에 그쳤다. 전월세를 찾는 세입자들이 단독이나 연립다세대보다는 아파트를 더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아파트 전세시장은 꽤 괜찮은 흐름을 보였다"며 "하지만 올해들어 임대차3법이 현실화되면서부터 전세시장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이라는게 수요공급의 논리에서 출발하는 것이지만 심리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며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임대차 3법 등 외부적인 변수로 그나마 공급이 줄어든다면 가격은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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