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자료 분석, 1~10월 누적 기준
고강도 규제에 서울은 72% 늘어나는데 그쳐
서울 아파트 거래 중 30대 이하 비율이 36.5%
'탈서울' 영향 경기도는 지난해보다 139% 증가

2020년 아파트 매매시장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큰 폭으로 늘어난 거래량이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데다, 계속되는 전세난에 지친 무주택자들의 내 집 장만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거래도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국회에 출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의 '영끌' 발언이 논란이 될 정도로 젊은 세대에서의 아파트 매입이 크게 늘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매입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전국 아파트 거래건수는 73만839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만360건)에 비해 89%나 증가했다.

서울은 8만2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6662건)보다 72% 늘었다. 하지만 전국 평균 증가율에 비해서는 17%포인트(p)나 낮은 수치이다.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등 강남권을 대상으로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거래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올해 아파트 매매거래 동향에서 눈에 띄는 것은 서울에서 크게 늘어난 젊은 세대의 아파트 구입과 경기도에서의 증가폭이다.

지난해 대비 연령대별 아파트 거래 증가율을 보면 전국적으로 60대와 70대 이상에서 각각 96%로 가장 높았다. 20대 이하가 95%로 뒤를 이었고, 이어 30대(88%), 40대(84%), 50대(80%) 순이었다.

하지만 서울은 젊은 세대일수록 증가폭이 컸다. 20대 이하의 경우 절대적인 거래량은 적지만 지난해 1352건에서 올해 2933건으로 117%나 증가했다. 연령대별 중 증가폭이 가장 크다. 묘하게도 거래량 증가율은 30대(96%)>40대(69%)>50대(60%)>60대(60%)>70대 이상(51%) 순이었다.

젊은 세대의 거래가 급증하면서 전체 거래에서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31.7%에서 올해 36.5%로 높아졌다. 월별 30대 이하 거래 점유율을 보면 1월 34.2%에서 8월 40.4%, 10월에는 43.5%까지 높아졌다. 서울에서 거래되는 아파트 중 절반 가까운 물량이 30대 이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는 A 공인중개사는 "찾아오는 젊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파트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생각은 다들 하고 계시고, 또 오른 가격을 부담스러워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 사지 못하면 서울에서는 영원히 아파트를 장만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전세난에 매물마저 구하기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다소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이참에 내 집을 장만하는 방향으로 갈아타는 사례도 꽤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일대 아파트 거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올들어 10월까지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23만490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만8348가구)보다 무려 139%나 증가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가격에 지친 무주택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인근 지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면서 경기도 지역 아파트 거래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11월 중위가격 기준으로 경기도와 인천 아파트값은 각각 3억9748만원과 3억668만원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4억4684만원)과 비교해 경기도는 5000만원, 인천은 11억4000만원 정도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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