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의 회삿돈을 배임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조윤호 전 스킨푸드 대표에게 항소심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감형을 선고했다.

스킨푸드 가맹점주와 협력업체 등으로 구성된 채권자 단체는 조 전 대표가 자사 온라인 쇼핑몰 수익금을 부당하게 챙겼다며 지난해 1월 조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함상훈 김민기 하태한 부장판사)는 1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던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전 대표는 2006년 3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회사 온라인 쇼핑몰 판매금을 자신이 설립한 개인사업체에 지급하게 해 110억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조카가 사용할 말 2마리의 구입비와 관리비를 자회사 돈으로 내게 해 약 10억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이런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5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법률적으로 배임죄가 성립되기 어렵다"며 형량을 크게 줄였다.

재판부는 말 구매·관리비에 대해 항소심은 "배임죄는 회사의 재산상 손해가 있어야 하고,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누군가가 이득을 봐야 한다"며 "말 소유권이 회사에 있는 한 피고인은 이득을 본 것이 없다"고 봤다.

단 조씨가 이후 회사로부터 말을 직접 구매한 뒤에도 회사 자금 약 4억2000여만원이 사용된 점은 유죄로 인정됐다.

온라인쇼핑몰 수익금을 조씨가 개인사업체를 통해 취득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준수해야 할 임무가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임무를 위배하였는지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아울러 "온라인 쇼핑몰 영업권을 피고인이 부여받은 것은 피고인이 회사를 설립하고 영업 과정에서 기여한 점에 대한 보상 차원"이라며 "주주 전원의 동의를 얻은 합리적 경영 판단 사항에 해당해 실체적·절차적으로 배임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은 죄는 '사업에 실패한 죄'인 것 같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보긴 했지만, 법률에 없는 죄를 만들어 유죄로 판결할 수는 없고, 검찰이 기소한 배임 혐의 역시 대부분 유죄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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