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임단협 잠정합의안 도출
한국GM, 임단협 사실상 마무리
업계, 파업기간 생산손실로 타격 커

기아차 소하리 공장
기아차 소하리 공장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기아자동차 노사가 4주간의 부분파업 등 진통 끝에 올해 임금·단체 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현대차와 쌍용차가 일찌감치 임단협을 마무리짓고 한국GM도 최근 임단협을 마무리지으며 자동차업계 연쇄파업은 가까스로 멈췄다.

22일 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노사는 전날부터 최준영 대표이사(부사장)와 최종태 노조 지부장 등 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소하리공장에서 열린 16차 본교섭에서 밤샘 마라톤 협상 끝에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최대 쟁점이었던 '잔업 30분 복원'은 현대차와 동일한 잔업 25분 선에서 합의했다.

기아차는 "생산능력 만회를 통한 임금 보전이라는 대전제를 바탕으로, 실제 잔업과 생산성 향상, 작업시간 추가 확보, 생산 안정화 방안을 비롯한 구체적 실행 방안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노사간 입장차가 컸던 정년 연장의 경우 기존의 베테랑 프로그램을 확대 개편해 정년 퇴직자가 퇴직 후에도 회사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동결과 경영 성과금 150% 지급, 코로나 특별 격려금 12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15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1년만의 임금 동결이라고 기아차는 설명했다.

노사는 미래 친환경차 계획과 고용안정에 대한 방안도 마련했다. 여기에는 현재 재직 중인 종업원의 고용 안정 노력, 미래차 계획 제시, 신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확대, 전기차 전용·혼용 생산체계 전환 추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자동차 산업의 위기 극복과 협력사 동반성장 강화를 위한 협력사 네트워크 강화, 상생결제 시스템, 투명구매 실천 센터 등 공정하고 합리적인 경영 환경을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그룹 차원에서 1조5000억원 규모의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기아차 노조는 29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표인 과반이 찬성하면 잠정합의안은 최종 타결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위기 극복과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노사가 교섭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교섭 과정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노사 상호간 이해와 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회사가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임직원이 힘을 모아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아차 노조가 파업을 벌인 것은 2011년 이후 9년 연속으로, 이번 부분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4만7000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통 끝에 기아차 노사가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파업이 멈췄다.

한국지엠 노사는 21일 부평 본사에서 '2020년 임단협 조인식'을 개최, 올해 노사교섭을 최종 마무리 지었다. 사진은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오른쪽),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가운데),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장(왼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지엠 노사는 21일 부평 본사에서 '2020년 임단협 조인식'을 개최, 올해 노사교섭을 최종 마무리 지었다. 사진은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오른쪽),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가운데),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장(왼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앞선 지난 18일, 한국GM 노사도 임단협 합의안을 마련해 5개월에 걸친 임단협을 마무리지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25일까지 잔업 및 특근 거부를 포함한 부분 파업을 단행했다. 한국GM에 따르면 노조의 투쟁으로 약 2만5000대 이상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다.

한국GM 노사 갈등이 극에 치닫자 사측은 부평공장 투자를 재검토하기도 했다.

이에 노사는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1인당 일시금·성과금 300만원과 코로나 위기 극복 특별격려금 100만원, 임단협 타결 격려금 50만원 등 조건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고 임단협을 마무리지었다.

한국GM은 연내에 임단협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된 만큼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완성차 5개사 중에서 르노삼성만이 올해 임단협 타결만을 남겨두게 됐다.

르노삼성차 노조 측은 그동안 사측에 여러 차례 임단협 재개를 요청했으나 특별한 이유 없이 임단협을 지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강경파인 박종규 현 노조위원장이 지난 9일 연임에 성공한 이후 노조는 사측의 정비지점 매각 추진에 반발하고 나서며 강경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다만 르노삼성차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했으나 수출 감소로 인한 공장 휴업이 이어지면서, 파업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11월까지 르노삼성차 수출은 1만922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감소했다.

쌍용차는 지난 4월 업계 처음으로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지었다. 11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이다. 경영위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자 노사가 힘합쳐 위기를 헤쳐 나가자는 뜻이다. 그러나 쌍용차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투자를 멈추고 대출금마저 갚지 못하면서 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한 상황이다.

기아차와 한집 식구인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이 직접 노조와 만나며 임단협이 빠르게 타결됐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 등을 하지 않고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한 건 지난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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