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학부모단체 보건복지부, 경찰청장에 공개질의 기자회견
"아동학대 대응 시스템 오작동,정부 책임 커"
"국민 분노에 편승, 유체이탈 졸속 대책만"

김창룡 경찰청장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창룡 경찰청장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전성남 선임기자] 양천구에서 발생한 유아 사망 사건('정인이 사건', 이하 '양천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학부모단체가 정부와 경찰의 대응을 비판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단체들은 11일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국회 박완주·정춘숙·신현영 의원이 주최하고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을 비롯한 330여개단체가 함께했다. 

이들은 먼저 "판박이처럼 반복되는 아동학대 사망사건에 국민들은 분노를 넘어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수차례 아동학대 관련 법이 개정되었고, 수차례의 아동학대 방지 및 처벌 강화 대책이 나왔지만, 아동학대는 오히려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후 16개월의 짧은 삶을 살다간 정인이의 억울한 죽음에도, 정부는 이전과 다를 바 없는 대책을 생색내듯 발표하고, 국회도 단 5시간의 논의로 이제껏 계류되어 있던 아동학대 관련 법안 중 18건의 법안을 의결하며 제 역할을 다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아동학대 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여 발생하였음이 분명하다"며 "처절히 반성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아동학대 대응체계 및 아동보호체계전반의 중장기적 비전과 계획을 천명하여야 하는 정부가, 국민들의 분노에 편승하여 유체이탈 졸속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에 대해 공개 질의서를 통해 이번 '양천 사건' 에 대해 경찰이 아동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 묻고, 입양후 사후 점검에 소홀한 부분이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공개질의서 전문이다.


◯ 아동학대대응체계에 대해 질문합니다.

- 아동학대 관련 전문가들이 아동학대를 의심하고 신고했으나 경찰이 아동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가?

- 어린이집 교사가 4차례에 걸쳐 아동학대피해를 관찰하고 이에 대한 증빙 자료를 사진으로 갖추고 있었음에도 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한 이유는 무엇인가?

-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아동학대 위험도 평가를 진행할 때 학대피해아동이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16개월의 영유아였음에도 위험도 평가에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사례관리를 하면서 추가 방문을 통해 아동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 부모의 진술에만 의존한 이유는 무엇인가?

- 의료진이 아동학대를 신고할 경우 고위험군으로 보고 현장출동 후 응급조치 등을 해야 할 필요성이 높은데, 제3차 신고에서 이러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 총 3차례의 아동학대신고가 있었는데 후속 신고(2차,3차)는 재신고로 분류되어 더욱 엄중한 조사가 이루어졌는가?

- 아동학대사건 대응은 관여하는 경찰, 검찰, 아동보호전문기관, 아동학대전담공무원, 법원 등 모든 관여자의 전문성과 아동인권 민감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들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구체적인 개선책은 무엇인가?

◯ 입양절차와 제도에 대해 질문합니다.

- 피해아동의 친생부모에게 입양결정 전 어떠한 상담이 진행되었으며 그 내용은 무엇이었는가? 원가정 양육 지원을 위한 정보와 서비스는 실효성있게 제공되었는가

- 홀트아동복지회는 입양 결연 전 양부모의 입양동기, 양부모의 양육 적격을 어떠한 내용과 기준으로 파악했는가?

- 서울가정법원은 양천사건 입양아동에 대한 재판과정에서 양부모의 입양 적격성을 심사하기 위해 어떠한 검증 절차를 거쳤는가?

- 홀트아동복지회는 법정 사후관리를 진행함에 있어 ‘입양 후 가정조사보고서’는 어떠한 조사와 절차를 거쳐 작성되었는가?

- 홀트아동복지회는 3월 23일 사후관리를 위한 1차 가정방문 시 아동학대의 징후를 전혀 확인하지 못했는가? 누구를 만나 무엇을 확인했는가?

- 아동학대 신고 발생 연락을 받은 후 홀트아동복지회가 입양의뢰된 아동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취한 조치는 무엇이었는가?

- 2014년 2월3일 미국으로 입양된 현수가 양부에 의해 살해된 사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입양기관의 업무 전반에 대해 정기적(분기별 1회) 점검 체계를 구축·운영하겠다고 대책을 밝혔다. 그 이후 어떻게 이행되어왔나?

- 정부가 2013년 5월 24일에 서명한 국제입양에 관한 헤이그협약은 아동의원가정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해외입양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며, 입양절차는 공적으로 권한 있는 당국이 관장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헤이그협약의 국내이행을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

◯ 아동보호체계에 대해 질문합니다.

- 정부는 2019년 5월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을 725명 충원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지난 1월 5일에는 664명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충원하겠다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숫자가 감소한 이유는 무엇인가,

- 현재 대부분의 시군구에는 야간 아동학대신고에 대한 접수 및 조사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단 한명만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상황은 아동학대신고에 대한 적시개입을 어렵게 만들어 피해아동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 지난해 10월부터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투입되기 시작했으나 업무 투입 전 받은 교육은 온라인 교육까지 포함하여 40시간이 전부였다.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교육과 훈련을 강화할 계획이 있는가,

- 현재 배치되고 있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중 다수가 순환보직으로 잦은 교체를 예정하고 있다.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업무의 지속가능성이 담보가 필요할 것인데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 3월부터 2회 이상 아동학대신고 시 분리되는 아동이 지낼 학대 피해아동 쉼터는 확보하였는가? 없다면 법 시행에 대비하여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가?

- 아동학대 사망 사건에 대해 공공이 책임지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사를 진행할 계획은 있는가?

- 정부는 시군구별로 아동보호전담요원 725명을 충원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요원이 배치된 118개의 시군구를 살펴보면 신규인력을 충원한 것이 아니라, 기존 드림스타트에서 1인을 차출하여 아동보호전담요원으로 배치하고 있다. 이러한 인력 돌려막기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2021.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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