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제공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이 자회사를 통해 택배업에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택배시장에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쿠팡의 향후 운영방식 변화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쿠팡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13일 국토교통부로부터 화물차 운송사업자 자격을 획득했다. 쿠팡로지스틱스는 과거 화물차 운송사업자 자격을 갖고 있었지만 2019년 이를 반납한 뒤 지난해 재신청한 바 있다.

쿠팡은 그동안 자체 고용한 배송기사인 '쿠팡친구'를 통해 로켓배송(익일배송) 물건을 배송했지만 쿠팡로지스틱스에 이 물량을 일부 넘겨 로켓배송 물량을 소화할 예정이다.

현재 쿠팡의 로켓배송 물류 시스템은 쿠팡이 미리 매입해 자체 물류센터에 보관하는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방식이다. 다만 일반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택배는 외부 창고에 있는 상품을 집화해서 분류하는 일까지 포함되는 만큼 이런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택배업에 진출하면 배송기사 직고용을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택배기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국토부에 화물차 운송사업자 신청을 하면서 승인을 받으면 주 5일 52시간 근무, 15일 이상 연차 등 '쿠팡친구'와 같은 근로조건으로 배송기사를 직고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쿠팡은 이후 현재 다른 택배사들이 하는 외주고용 방식과 직고용 방식을 병행하면서 기사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업계에서는 통상 택배기사들이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택배사와 계약을 맺는 방식이 직고용 때보다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만큼 쿠팡로지스틱스도 다른 택배사들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각에선 쿠팡이 그동안 펼쳐왔던 방식대로 초기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쇼핑몰 운영자들에게 타사보다 저렴한 배송비를 제시하며 시장을 공략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다만 현재로선 배송비가 낮아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 상황인 만큼 배송 계약 가격을 낮추면 결과적으로 택배기사들의 수익이 줄어들게 되는 방식이어서 현실화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쿠팡로지스틱스는 장기적으로 다른 택배사처럼 쿠팡 외에 다른 온라인쇼핑몰들의 물량까지 배송하는 '3자 물류'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지난해 적자가 약 1조원, 누적 적자가 약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만큼 적자를 감수하면서 다방면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계속할 수 있을 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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