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주요 계열사 실적 대호조
화학, 배터리사업 분할에도 매출 30조 돌파
생건, 코로나 속 화장품 1위로 실적 신기록
디스플레이, 3분기 연속 흑전에 적자폭 줄어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디지털 신년 영상 메시지 스틸 컷. LG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디지털 신년 영상 메시지 스틸 컷. LG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LG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지난해에 실적 대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시장에 제대로 통하면서 LG화학, LG생활건강,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가 코로나19 시국 속에서도 탄탄한 실적을 보였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 25일부터 연달아 실적발표에 나서고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곳은 LG화학이다.

LG화학은 코로나19 시국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이 30조575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전년의 3배 가까운 2조3532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은 지난해 하반기에 화학부문의 가전·자동차 내장재로 쓰이는 고부가합성수지(ABS)와 폴리염화비닐(PVC) NB라텍스 등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익이 개선됐다.

특히 지난해 말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사한 전지 부문은 자동차 배터리가 지난해 2분기 처음 흑자 전환한 데 이어 소형 전지 공급도 증가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했다.

전지사업 부분(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은 12조3557억원, 영업이익은 388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올해 안으로 상장을 앞두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LG그룹서 생활용품 등의 판매를 맡고 있는 LG생활건강도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16년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이 7조8445억원으로 전년보다 2.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2209억 원으로 3.8% 늘었다.

매출 호조세에 대해 LG생활건강은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면서 중국,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선전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지난해 뷰티와 데일리 뷰티(HDB 중 헤어·보디용품)를 합친 화장품 매출은 5조5524억 원, 영업이익은 9647억 원이었다.

이중 지난해 4분기 뷰티 사업 매출은 1조32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254억 원으로 5.4% 증가했다.

HDB 사업의 작년 4분기 매출은 4230억 원, 영업이익은 100억 원으로 각각 23.6%, 7.4% 늘었다.

음료 사업도 호조를 보여 작년 4분기 매출은 3469억 원, 영업이익은 209억 원으로 각각 3.7%, 17.1% 증가했다.

LG생건의 지난해 실적은 코로나19로 인한 화장품 시장 타격에도 이뤄낸 것이다. 지난해 화장품 시장은 오프라인 매장의 영업 중단, 관광객수 급감 등으로 어려움이 컸다. 그러나 뷰티, HDB, 리프레시먼트 3개 사업 모두 국내 시장에서 업계 1위를 달성하는 높은 성과를 올렸다.

신규 OLED 소자가 적용된 77인치 차세대 OLED TV 패널. LG디스플레이 제공
신규 OLED 소자가 적용된 77인치 차세대 OLED TV 패널. LG디스플레이 제공

적자행진을 기록했던 LG디스플레이는 최근 2분기 연속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적자폭을 크게 줄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한 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291억원으로 전년(영업손실 1조3594억원)보다 적자 폭을 크게 줄인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작년 매출은 24조2301억원으로, 전년도(23조4756억원)보다 3.2% 증가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6855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영업손실 4219억원)과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2019년 1분기부터 6분기 연속으로 적자가 발생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4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갔다.

LG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문화 확산 등에 따라 TV와 IT 제품 수요 강세가 이어졌고,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플라스틱(P)-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 증가로 전 분기 대비 출하 면적은 5%, 면적당 판가는 12% 증가해 매출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증가에 대해서는 견조한 출하 및 판가 흐름과 함께 LG디스플레이가 주력해온 OLED 대세화, P-OLED 사업기반 강화, LCD 구조혁신 등 3대 전략 과제 성과가 점차 나타난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한때 높은 매출에도 불구하고 낮은 이익률도 그룹 내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LG디스플레이가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실적을 끌어올린 것이다.

LG그룹서 광학솔루션, 전장부품 판매를 맡고 있는 LG이노텍도 지난해 영업이익을 6810억을 거두며 전년보다 43% 올렸다.

스마트폰용 트리플 카메라, 3D 센싱모듈 등 고성능 제품이 실적을 견인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주요 계열사들도 높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G그룹의 맏형격인 LG전자는 아직 확정된 실적을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지난 8일 발표한 잠정실적에서 영업이익디 3조1918억원으로 전년(2조4361억원)과 비교해 31%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은 63조2638억원으로 전년 동기(62조3062억원)보다 1.5% 늘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역대 최대치로 연간 영업이익이 3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유플러스, LG상사, LG이노텍, LG하우시스 등 다른 계열사들도 전년보다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디지털 신년 영상 메시지 스틸 컷. LG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디지털 신년 영상 메시지 스틸 컷. LG 제공

코로나19 시국 속에서도 LG그룹과 계열사의 높은 실적이 나온 이유로 업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의 '선택과 집중' 경영철학을 들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취임 이후 고객 중심의 혁신을 강조하며 실용주의 경영철학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주요 계열사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과감하게 혁신하는 사업전략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5년 넘게 적자를 이어온 스마트폰 사업의 전면재검토와 함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전장사업 강화에 주목하고 있다.

LG이노텍도 일반 조명용 LED(발광다이오드) 사업을 정리하고 차량용 조명 모듈 등 전장부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디스플레이 전략에 적자 수렁에 빠진 LG디스플레이도 과감히 LCD 사업 구조혁신을 추진했다.

TV용 LCD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IT 등 고부가가치 패널과 OLED 등 차세대 제품 생산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국내 LCD 사업 철수를 추진하고 있으나 지난해에 업황이 잠시 회복되자 일단은 연기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브랜드 입지를 넓히면서 중국과 미국 등에서 실적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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