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재판처럼 온전하게 아이를 지키려고 했던 진짜 엄마를 연상시켜

20대 공천에서 탈락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열린 국민필리버스터에 참석하고 있다. 2016.03.16.ⓒ뉴시스

정청래 의원이 어렵고 아픈 결정을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제물이 되겠다며 당의 잔류를 선언했다. 당은 그를 버렸는데 그는 끝내 당을 버리지 않았다.

국회의원이 출마를 포기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결심이다. 전국에서 열화와 같은 응원을 받고 있는데 그걸 받아들인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려울 때 사람의 진면목이 보이는 법이다. 마치 ‘솔로몬의 재판’처럼 진정으로 아이의 목숨을 생각해 가짜 엄마에게 가도록 포기하면서 온전하게 아이를 지키려고 했던 진짜 엄마를 연상시키게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청래의 공천탈락 이후 각종 여론조사 결과 전국적 지지도가 최고 5%나 급락하기도 하는 등 필리버스터 정국으로 얻은 지지율을 단번에 까먹는 어려움에 직면했었다.

그동안 정청래를 평소 과소평가하던 동료 국회의원들도 선거운동을 위해 거리에 나가면 많은 시민들이 정청래를 복귀시키라고 주문하는데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만큼 그의 공천 탈락은 어느 누구의 탈락보다도 야당의 야성에 목말랐던 지지자들에게 나쁜 여론을 일으켰던 것이다.

때문에 박근혜 정부에 의해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서민경제는 파탄지경에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국정 책임자인 새누리당의 의석 200석 돌파가 틀림없다고 점쳐지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정청래의 잔류 결단과 백의종군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에서 경합지역 의석 10개는 구했다며 한숨을 돌렸다고 한다.

특히 이해찬 의원의 탈당에 대해서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던 문재인 전 대표도 정청래의 결단 소식을 접한 후 “정청래는 제물이 아니라 아픈 지지자들을 일으켜 세우는 디딤돌이 될 것이며 그의 아름다운 헌신에서 승리의 희망을 본다”고 즉각 반응했다.

실제로 정청래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기점으로 물밑의 거대한 흐름이 바뀌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독선, 아집, 이기 이런 것만 존재하던 정치권에서 집권 여당보다도 야당이 더 정치다운 정치를 하고 있다고 이미지가 선회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새누리당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주도하는 공천행태는 한마디로 막장드라마나 다름없다. 이건 공천이 아니라 사천이며, 비박에 대한 공천 배제 수준이 아니라 공천 참사라고 해야 맞다.

그럼에도 왜곡된 언론에 의해 새누리당과 똑같다는 소리를 듣던 야권에서 정청래가 보여준 정권교체 교두보를 위한 멸사봉공 정신은 사람들 마음에 작은 돌을 던진 것이다. 이제 물밑의 거대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다름을 알 수 있다. 그 놈이 그 놈이고, 그 당이 그 당이라며 정치에 관심을 접는 이들에게 “정치에 무관심한 자는 수준 낮은, 미천하고 천박한 자들의 지배를 받는다”던 2500년 전 플라톤의 말은 오늘도 유효하다.

정청래가 말했다.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합니다. 국민과 정권이 싸우면 끝내 국민이 승리합니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야권이 승리하면 정청래의 승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김상환(전 양천신문/인천타임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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