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의 구조를 완전히, 영원히 바꿀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변화의 핵심을 읽고 그 파급 효과를 예측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그 속에 기업 비즈니스의 미래, 나아가 국가의 운명까지 크게 바꿀 위협과 기회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올해도 이어지는 코로나19의 충격을 기회로 바꾸기 위한 우리기업의 경영전략을 중심으로, 위기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해 기회로 반전시킬 이들의 역량을 짚어본다. - 편집자주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완성차 업계가 전반적으로 휘청거리는 상황에서도 내수 덕택에 높은 실적을 올렸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를 미래차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고자 했다면, 올해는 친환경차 등 신성장동력으로 대전환을 이뤄내는 원년으로 정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차 “2021년, 신성장동력으로 대전환 이뤄지는 원년”

현대차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고 3분기 대규모 품질비용을 반영한 탓에 영업이익이 3조원을 밑돌았다. 그러나 작년 매출은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100조원을 넘었다.

현대차는 올해 각국의 경기 부양 정책과 기저 효과에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고 경쟁 심화와 비우호적인 환율 등의 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차는 미래 성장을 위해 올해 설비투자 4조5000억원, 연구개발(R&D) 투자 3조5000억원, 전략 투자 9000억원 등 총 8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를 신성장동력으로 대전환이 이뤄지는 원년으로 삼고 친환경차와 미래 기술, 사업 경쟁력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을 위한 대비를 철저히 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전경.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전경.

 

이에 신성장동력으로 유력한 친환경차인 전기차와 수소차를 연달아 출시한다.

첫번째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인 아이오닉5는 오는 3월 말 유럽을 시작으로 한국, 미국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현대차는 E-GMP 전기차를 포함해 올해 총 4종의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고 전동화에 속도를 낸다.

제네시스는 올해 2분기 미국 시장에 GV70를 투입한다. SUV인 GV80 판매가 지난해 말 시작됐고 GV70이 추가로 투입되면 미국 내 점유율이 올라 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고급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코로나19로 인한 부진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또 현대차는 1분기 중으로 투싼을 내놓고 하반기에 픽업트럭인 싼타크루즈를 투입해 신차 투입으로 코로나19 여파를 뚫고 해외 주요시장에서 판매 회복에 나선다.

◇‘차’ 떼낸 기아, ‘따로 또 같이 전략’ 강화

기아차는 올해부터는 ‘같은 집안 식구’인 현대차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 브랜드란 점을 더욱 강조한다.

기아는 지난달 7일 신규 로고와 브랜드 슬로건을 공개하는 행사에서 ‘기아차’에서 ‘차’를 떼어낸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을 선포했다.

이는 기아차가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전략 '플랜 S'의 일환으로 사업 재편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새롭게 바뀐 기아 로고
새롭게 바뀐 기아 로고

 

새 브랜드 방향성을 나타내는 신규 로고는 균형(Symmetry)과 리듬(Rhythm), 상승(Rising)의 3가지 콘셉트로 개발됐다. 미래 지향적인 제품과 서비스 제공을 통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시하고(균형), 고객의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해(리듬) 진정한 고객 관점의 새 브랜드로 도약하겠다(상승)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 기아차의 설명이다.

기아의 독립 브랜드 강화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도 선방한 실적 덕분으로 분석된다.

기아는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 260만7337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년에 비해 5.9% 판매감소세를 보이며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시장에 6.2% 증가한 55만2400대, 해외시장에 8.7% 감소한 205만4937대를 판매했다. 내수 실적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해외판매는 감소해 전체 판매는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K5로 8만4550대가 판매됐다. 쏘렌토(8만2275대), 봉고Ⅲ(6만1906대)가 뒤를 이었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 양사가 국내외에서 대규모 전기차 리콜 사태를 겪고 있다는 점은 골칫거리다. 브랜드 이미지까지 타격이 가고 있는 상황으로 현대차는 화재가 발생한 코나 EV에 대한 정부의 원인 규명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모비스 등 주요 부품계열사, 전동화 분야 선전 계속

현대차와 기아차 등 완성차 제작에 필요한 부품 및 기자재를 생산하는 계열사의 약진도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2개 분기 연속 전동화 부품 판매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연간 실적 감소에도 선전을 이어갔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자동차 시장 침체와 AS 부품 수요 감소가 연간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에도 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PE모듈과 배터리 시스템 등 주요 부품을 공급할 예정이어서 전동화 사업 부문의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황이 원활하지는 않지만 좋은 소식도 전해진다.

특히 애플이 첫 번째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출시를 위해 현대차그룹과 협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현대모비스의 부품이 탑재될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입장가 애플카를 성공적으로 출시할 경우, 제너럴모터스(GM)나 유럽 PSA 등과 후속모델 작업을 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또 현대모비스는 정의선 회장이 취임된 후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를 해결할 핵심 열쇠로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구조를 띠고 있다.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핵심 고리다. 여기에서 현대모비스를 분할한 뒤 사업회사와 현대글로비스를 합병시켜,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이 그룹의 지배회사로 거듭나고 현대차와 기아차를 거느리는 식이 제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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