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의 구조를 완전히, 영원히 바꿀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변화의 핵심을 읽고 그 파급 효과를 예측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그 속에 기업 비즈니스의 미래, 나아가 국가의 운명까지 크게 바꿀 위협과 기회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올해도 이어지는 코로나19의 충격을 기회로 바꾸기 위한 우리기업의 경영전략을 중심으로, 위기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해 기회로 반전시킬 이들의 역량을 짚어본다. - 편집자주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포스코는 지난 한 해 연이은 인명사고와 코로나19로 인한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새해를 맞아 포스코는 최우선 과제를 안전으로 정하고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는 철강 산업 안정화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여기에 철강 아닌 다른 분야의 포트폴리오 강화에도 힘을 기울인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1월 7∼8일 포항, 광양제철소 등 현장을 방문해 안전을 최우선 핵심 가치로 삼아 행복한 삶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자고 강조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최정우 회장(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은 1월 7∼8일 포항, 광양제철소 등 현장을 방문해 안전을 최우선 핵심 가치로 삼아 행복한 삶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자고 강조했다. 포스코 제공

◇연달아 인명사고 났던 포스코, 안전방제 강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최근 열린 그룹운영회에서 올해 모든 경영활동의 최우선은 '안전'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는 최정우 회장이 2018년 7월에 취임한 이후로 매년 수건의 인명사고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정우 회장은 안전관리 대책으로 3년간 1조원을 추가 투자, 안전관리요원 두 배 증원, 안전기술대학 설립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발표한 안전 대책이 무색할 정도로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을 정도다.

이에 최정우 회장은 2021년 새해 화두를 안전으로 정하며 다시 한번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정우 회장은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작업 지시를 받거나, 신체적 혹은 정서적 요인으로 인해 일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으면 작업자들은 이에 대한 거부를 요청할 수 있다"며 "이는 직원들의 권리로 확실히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업 중지권'을 직원들에게 적극 안내하고 철저히 실행할 것을 지시했다.

최정우 회장은 "안전조치를 취하느라 생산이 미달하는 것은 앞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포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누구라도 안전에 대해 신고하면 해당 부서에서 즉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안전 관련 투자는 최우선으로 반영하고 '패스트트랙'으로 신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포스코는 '생산우선'에서 '안전우선' 프로세스로 전환하고, 작업중지권을 철저히 시행하는 한편 안전신문고 신설, 안전 스마트 인프라 확충, 협력사 안전관리 지원 강화, 직원 대상 안전교육 내실화 등 '6대 중점 안전관리 대책'을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

안전 관련 스마트 인프라도 더 확충한다. 탈부착 가능한 휴대용 CCTV 및 보디캠(Body Cam) 보급을 확대해 안전 사각지대 없는 현장을 만들 예정이다. 작업 전 밀폐공간 내부 파악이 가능한 '세이프티 볼(Safety Ball)' 도입도 추진한다. 세이프티 볼은 밀폐공간에서 작업하기 전에 가스 농도를 측정하기 위한 스마트 장비를 말한다.

앞서 포스코는 2018년부터 3년간 노후설비 교체 등에 1조3157억원을 투자해 작업환경을 개선해왔으며, 작년 말에도 안전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며 올해부터 앞으로 3년간 1조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산업 현장에서는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선 협력사 직원 충원이 더욱 시급하다고 본다. 그러나 포스코가 협력사에 투입하는 금액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어 협력사 직원 충원은 녹록지 않다.

포항제철소 제 3부두에서 철강제품을 선적하는 모습. 포스코 제공
포항제철소 제 3부두에서 철강제품을 선적하는 모습. 포스코 제공

◇코로나로 급감한 철강, 매출 호조에 가격 상승

연달아 발생한 안전 문제 못지 않게 코로나19가 야기한 제조산업의 전방위적 어려움도 포스코의 지난해 실적 악화에 악영향을 미쳤다.

포스코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철강 수요 위축으로 영업이익이 2조40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37.9%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57조79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줄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철강 수요산업이 침체하고 원료가격 상승이 제품가격에 제때 반영되지 않아 마진이 하락하는 등 이중고를 겼었다.

포스코 측은 “창사 이래 첫 유급 휴업을 하는 등 유례없는 경영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선제 비상경영을 통해 현금흐름 중시의 경영관리 체제로 전환하고, 비용 절감을 통해 3분기부터는 수익성이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지난해 3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성공한 이유는 철강 수요가 점차 회복되고 원료 가격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철강 산업의 정상화도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도 올해는 전방 산업이 회복하고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등 각국의 재정투자에 힘입어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올해 글로벌 철강 수요를 지난해보다 4.1% 증가한 17억9510만 톤으로 예측했다.

포스코 측은 “경영위기 속에서도 선제적인 비상경영을 통해 현금흐름 중시 경영관리 체제 전환과 극한적인 비용 절감을 추진했고 시황 급변에 대응한 유연생산과 판매체제를 운영해 3분기부터 수익성이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포스코는 철강 부문에서 모빌리티, 강건재, 친환경에너지강재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매출 59조4000억원, 조강생산 3780만톤, 제품판매 3530만톤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철강 외 사업 확대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가속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강조 중인 철강 외 사업 확대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전략도 올해에 더욱 강화된다.

올해 포스코의 별도기준(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1조1352억원으로 전체 연결 영업이익의 47.2%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 2016년을 기준으로 포스코 철강 부문의 이익 기여도는 90%에 달할 정도로 철강 집중이 심했다.

이에 지난 2018년 조직개편에 따라 3개 분야로 나눠진 철강, 글로벌인프라, 신성장 분야를 각각 성장시킨다.

먼저 포스코그룹에서 무역 전반을 맡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자원개발·프로젝트 오거나이징·물류사업에서 더 높은 이익 창출 목표를 세웠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철강제품 수요가 늘고 원자재 시황이 회복될 것이란 예상을 바탕으로 그룹사 통합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상권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꾸준히 취급량을 확대해온 곡물 트레이딩 사업에서는 벨류체인(가치사슬)을 확장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또 친환경차 확산에 발맞춰 전기차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코아 사업을 집중 육성한다. 구동모터코아를 2025년까지 400만대 공급하고 세계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모터코아는 자동차와 산업용 설비 등 모터에 사용되는 핵심부품으로, 구동모터의 심장 역할을 해 전기차 시장 발전에 따라 수요 급증이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미얀마 가스전의 안정적인 운영과 액화천연가스(LNG) 트레이딩 취급량 확대를 기반으로 에너지 사업의 수익을 확보하는 한편 수소와 구동모터 코어, 전기차 부품 등 그룹의 친환경 사업에도 집중해 신성장 동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신소재 핵심 포스코케미칼, 전기차 배터리에 큰 기대

포스코그룹서 신소재 개발 등을 담당하는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대폭 성장 중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으나 전기차 배터리 부문 매출은 크게 늘었다.

포스코케미칼은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의 매출이 5333억원으로 전년보다 144%나 성장하며 전체 매출 증대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전기차향 양극재가 본격적인 양산 판매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257% 급증했고, 음극재 사업 또한 전기차향 판매량이 100%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로 주로 쓰이는 2차전지소재는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15%에서 지난해 34%로 확대돼 포스코케미칼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포스코케미칼은 내화물사업 관련, 포스코케미칼은 올해 전방사업 수요 회복과 함께 제조·정비·시공을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을 앞세워 신규 시장에 진출하고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라임케미칼사업은 철강 시황 회복 및 원가 절감, 부산물 고부가화를 통한 신사업 개발을 추진한다.

포스코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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