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의 구조를 완전히, 영원히 바꿀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변화의 핵심을 읽고 그 파급 효과를 예측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그 속에 기업 비즈니스의 미래, 나아가 국가의 운명까지 크게 바꿀 위협과 기회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올해도 이어지는 코로나19의 충격을 기회로 바꾸기 위한 우리기업의 경영전략을 중심으로, 위기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해 기회로 반전시킬 이들의 역량을 짚어본다. - 편집자주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GS그룹은 크게 세 곳의 계열사를 통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GS건설(건설), GS리테일(유통), GS칼텍스(석유)로 크게 정리되는 주요 계열사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석유 관련 산업이 크게 축소되면서 그룹 내 캐시카우인 GS칼텍스에 큰 위기가 도래했다. 이에 GS그룹은 석유 관련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낮추면서 신사업 발굴을 통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GS칼텍스가 CES2021에서 선보인 미래형 주유소
GS칼텍스가 CES2021에서 선보인 미래형 주유소

◇GS칼텍스, 미래형 주유소 등 미래 경쟁력 확보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석유 관련 산업은 크게 쪼그라들었다. 석유업계 강타는 GS리테일도 비켜나가지 못해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17조1667억, 적자는 8680억에 달할 정도였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2019년에 7852억에 달했던 것이 적자만 8700억 가까이 발생하며 GS그룹은 큰 충격에 빠졌다.

여기에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전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 위한 ‘탄소중립’ 등 친환경이 전세계적 기조로 등장했다.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GS칼텍스도 친환경적 측면을 더욱 고민해야할 상황이다.

이에 GS칼텍스는 친환경 에너지, 미래형 주유소 등 미래산업 투자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GS칼텍스는 올해 상반기 완공 예정인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통해 석유화학 부문을 확대할 전망이다. 올레핀은 플라스틱·합성고무·합성섬유 등 석유화학 제품의 필수적인 기초 원료 물질이다.

MFC가 완공되면 연간 에틸렌 70만 톤, 폴리에틸렌 50만 톤의 생산 능력이 늘어난다. MFC는 공정에서 생산되는 LPG, 부생가스 등을 활용할 수 있어 연간 4000억 원 이상의 추가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또 친환경 제품 판매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9년간 연구를 통해 토양이나 산림 등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활용해 생산되는 ‘2,3-부탄다이올’ 등의 친환경 제품 판매에 나섰다.

모빌리티 거점 전략으로 내세운 미래형 주유소도 꾸준히 전개한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 미래 주유소 브랜드 ‘에너지플러스’를 선보였다. 주유나 세차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전기·수소차 충전, 카셰어링 등 모빌리티 인프라와 드론 배송, 편의점, 식품·음료 등 생활 편의 시설을 결합한 공간이다.

GS칼텍스는 온라인으로 진행한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1’에서 미래형 주유소와 드론 배송 등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국내 정유업계에서 CES에 참여한 것은 GS칼텍스가 처음이다.

◇과포화된 유통업계, 높아진 경쟁 속 강점찾기

GS홈쇼핑과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나갈 GS리테일은 코로나19 시국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526억원으로 전년(2019년)보다 5.7% 증가했다. 매출은 8조8623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1545억원으로 7.6% 늘었다.

GS홈쇼핑도 지난해 3분기 누적매출액이 9172억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1108억원으로 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GS리테일 측은 올해 GS홈쇼핑과의 합병을 통해 고객 데이터 기반의 '온라인을 위한 오프라인'(O4O)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상품 판매 확대를 비롯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고 온라인과의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사업기반을 다지겠는 목표다.

다만 편의점 업계의 과포화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고 유통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는 점은 위기다. 이에 GS리테일은 계열사 온라인 통합 작업을 통해 온라인 시장 대비에 나서고 있다.

GS리테일은 오는 4월 자체 통합 온라인몰 '마켓포'를 론칭한다.

마켓포는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유통 채널을 모은 종합 플랫폼으로 온라인 장보기몰 GS프레시, H&B(헬스앤뷰티) 랄라블라, 유기농 전문 온라인몰 달리살다가 숍인숍 형태로 들어설 예정이다. 지금까지 흩어져 있던 온라인몰을 한데 모아 통합몰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쿠팡과 네이버쇼핑 같은 온라인 기반 거대 유통 플랫폼 사업자와 경쟁하기 위해 그룹의 유통역량을 집중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다른 유통 경쟁사인 롯데의 ‘롯데온’, 신세계의 ‘SSG닷컴’과도 비슷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온라인 쇼핑 트렌드에 대비하겠다는 뜻이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집중된 포트폴리오, 신사업 발굴로 다양화 시급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그룹의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분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허태수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디지털 기술 등을 활용한 미래 경쟁력 확대와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디지털 전환 및 사업구조 개편 등으로 착실히 미래를 준비한 해였다. 올해에는 디지털 역량 강화와 친환경 경영으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해달라"고 했다.

신사업 발굴의 일환으로 AI와 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 활용을 강조한 허태수 회장은 "GS가 보유한 유무형 역량을 외부와 협력해 사업을 개선하고 더 키우는 ‘Big to bigger’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신사업은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친환경,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까지 확대해 기회를 찾아야 하며 계열사 간 인적, 물적 역량 결합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등과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GS그룹 자체의 투자 역량을 기를 것을 요청했다.

허태수 회장은 단순히 신년사에서 신사업 발굴을 강조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실제적인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샌 마테오에 벤처투자사 'GS퓨처스(GS Futures)'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그룹 지주사의 투자 역량을 넓히고 신사업 발굴을 지원한다.

GS퓨처스는 투자를 목적으로 1억5500만 달러(1838억 원) 상당의 'GS 콜렉티브 펀드1'을 조성했다. GS퓨처스는 앞으로 유망 기술기업들에 적극 투사에 나서며 그룹 신성장 동력 확보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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