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의 구조를 완전히, 영원히 바꿀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변화의 핵심을 읽고 그 파급 효과를 예측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그 속에 기업 비즈니스의 미래, 나아가 국가의 운명까지 크게 바꿀 위협과 기회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올해도 이어지는 코로나19의 충격을 기회로 바꾸기 위한 우리기업의 경영전략을 중심으로, 위기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해 기회로 반전시킬 이들의 역량을 짚어본다. - 편집자주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구현모 KT 대표는 올 한해를 KT의 미래가 결정될 한 해로 보고 신사업 강화를 새해 과제로 제시했다. 당장 닥쳐온 5G 상용화 3주년을 맞아 경쟁사와 차별화된 역량을 갖춰 5G 시장에서도 이겨나간다는 목표다.

여기에 현재 이동통신 업계가 5G라고 하는 새로운 시장을 맞이했으나 성장한계가 명확한 만큼 AI나 빅데이터·클라우드와 같은 신사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또 M&A를 통한 유료방송·콘텐츠 사의 경쟁력 확보도 동시에 진행한다. 금융권 계열사도 외부 인사 수혈과 IT와 금융 간 결합을 통해 실적 정상화를 노린다.

◇본격화된 5G 전쟁 속 경쟁력 확보

올해로 5G 상용화 3년째를 맞이하면서 5G 시장 주도권을 놓고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 LG,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5G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시작하면서 5G 시장 저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KT는 5G 가입자 확대에 힘을 쏟는다. 현재 5G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작년 25%에서 올해는 45%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통해 LTE 저가 요금제 가입자가 5G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데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일반 소비자용 5G 사업 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B2B 사업을 더욱 본격화할 계획이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B2B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사업 추진에 있어 주요 파트너사와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M&A나 지분투자를 통해 부족한 역량을 채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5G를 활용한 B2B 사업 분야에서 가장 주목되는 분야는 스마트팩토리다. 현재 KT는 현대로보틱스 지분 투자 등으로 스마트팩토리 분야에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영진 CFO는 "제조뿐 아니라 조선, 건설, 의료, 미디어, 공공 등 B2B 사업 협력 사례를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현모 KT 대표
구현모 KT 대표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신사업 매출 확보

KT는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로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 디지코)’를 공식화했고 비통신사업에 주력하고자 B2B 사업, AI‧디지털전환(DX)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각 지역에 분산된 영업조직과 인력을 통합해 기업향 영업을 강화한다. 또 AI/DX 부분을 강화하고자 KT랩스를 신설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구현모 대표는 9개 산학연 기관 및 기업으로 AI 원팀을 구성해 AI 핵심기술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에 나선 데 이어 최근에는 16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클라우드 원팀을 결성하며 AI/DX 강화에 나서고 있다.

클라우드, IDC 뿐 아니라 올해에는 AI콜센터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KT의 네트워크 사업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인프라서비스(IasS) 플랫폼서비스(PaaS)와 소프트웨어(SaaS) 사업도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구현모 대표가 강조해온 AI, DX 사업 매출은 지난해 11.8% 늘어나며 전체 사업영역 중 가장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KT는 올해 설비투자(CAPEX) 과정에서도 전체 규모는 유지하면서도 AI, DX 등 성장부문에 대한 재원을 상대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M&A통한 KT 스카이라이프 유료방송 선두 수성

KT는 미디어와 콘텐츠 분야의 포트폴리오 강화도 함께 나선다.

유료방송 분야에서 통신업계 위주의 M&A가 이뤄지면서 순위 다툼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KT는 지난해 하반기에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현대HCN을 인수했고 케이블TV 업체 딜라이브의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나섰다. 아직까지 KT와 딜라이브 간 합의가 도출된 상황은 아니나 단독 입찰이란 점에서 인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과 딜라이브 인수마저 성공할 경우 KT는 명실공히 유료방송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KT는 여기에 콘텐츠 역량도 함께 키워나간다. 최근에는 글로벌 OTT 사업자(디즈니플러스)와 제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지난 1월에는 'KT 스튜디오지니'를 출범시켜 그룹 차원의 콘텐츠 사업을 총괄 주도하게끔 했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케이뱅크·비씨카드 등 금융업 확충

KT는 어려운 상황의 케이뱅크, 비씨카드 등 금융관계사 활성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먼저 케이뱅크에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출신의 서호성 은행장이 지난 1월 취임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KT 출신이 아닌 첫 외부인사다.

작년 7월 영업을 재개한 케이뱅크는 올해 자본 확충을 위한 두 번째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가운데 서호성 은행장이 최대 현안인 추가 투자 유치를 안정적으로 추진할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서호성 행장이 취임과 동시에 내세운 핵심 키워드는 디지털화, 신속성, 소통, 즐거움 등 4가지다. 이를 위해 과학·효율적 업무방식, 결정된 업무 신속 추진, 격식 파괴와 직접 소통 강화, 즐거운 조직 문화 등을 추구한다.

케이뱅크는 지금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이란 강점에도 불구하고 인지도와 성장면에서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금융권 전문가를 영입해 투자 유치를 비롯한 금융권 이해도 강화로 비대면 금융 영역 등의 외형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비씨카드도 데이터 사업 등에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비씨카드는 작년 12월 업계 최초로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PG)와 부가통신업자(VAN) 7개사와 데이터 시너지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마이데이터 본인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IT 근반 기업인 KT의 기술과 금융권을 결합해 마이데이터 등에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뜻이다.

비씨카드는 앞서 비즈 크레딧 서비스를 선보이며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 시장에도 진출한 바 있다. 비씨카드는 신용평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케이뱅크와 중금리대출 부문 협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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