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상가 투자수익률 5.1%로 역대 최저 수준
상가 권리금 3년 연속 하락…2005년 이후 가장 낮아
대표 상권인 명동·이태원도 10곳 중 3~4곳이 공실
장사 안되다보니 서울 상가 2곳 중 1곳 권리금 없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수익률과 권리금이 떨어지고 공실은 늘어나는 등 상가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대문구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 있는 빈 점포.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수익률과 권리금이 떨어지고 공실은 늘어나는 등 상가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대문구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 있는 빈 점포.

[스트레이트뉴스 김영배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상가시장이 갈수록 깊은 수렁의 늪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투자수익률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고, 가게를 폐업하는 사례가 늘면서 빈 점포는 늘고 있다. 장사가 안되다 보니 권리금도 떨어지고 있다. 서울의 상가 2곳 중 한 곳은 권리금이 없을 정도다.  

23일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전국 중대형 상가 투자 수익률은 2020년 기준 평균 5.1%다. 이는 전년도 수익률 6.29% 대비 1.19%포인트(p) 떨어진 것이다. 중대형 상가 투자수익률은 2018년 6.91%를 고점으로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제주의 경우 수익률이 1.58%로 2%에도 미치지 못했고, 경남(2.85%)과 울산(3.4%), 경북(3.79%)도 4%를 밑돌았다.

소규모 상가 역시 투자수익률이 4.62%로 1년 전에 비해 0.94%p, 집합상가는 5.4%로 1.19%p 하락했다.

상가 자산가치 상승폭이 둔화되고 임대료 하락에 의한 임대소득이 감소하면서 투자수익률이 모든 상가 유형에서 떨어졌다는 것이 한국부동산원의 설명이다.

상가 임대료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중대형 상가 평균 임대료는 전년동기 대비 1700원 하락한 ㎡당 2만6300원으로 지난 200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서울은 2019년 4분기 5만8200원에서 지난해 4분기 5만4200원으로 4000원 떨어졌고, 충북(2600원)과 광주(2100원), 강원·경기(1500원) 등도 낙폭이 컸다.

빈 상가도 늘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영업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초 11.7% 수준이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연말 12.7%로 1%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같은 기간 5.6%에서 7.1%로 높아졌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매출 하락과 이에 따른 폐업이 늘면서 상가 공실이 더 늘어난 것이다. 특히, 서울에서도 대표적인 상권인 명동과 이태원은 상가 10곳 중 3~4곳이 비어있는 정도다.

한국부동산원이 국회 송석준(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3분기 5.7%에서 4분기 7.5%로 증가했다. 남대문은 5.3%에서 9.9%로 2배 가까이 높아졌고, 명동은 28.5%에서 41.2%로 더 늘었다. 홍대 합정은 9.2%에서 19.2%로 3달 만에 2배로 뛰었고, 건대입구는 공실이 없었지만 4분기 7.3%로 급증했으며, 성신여대는 1.1%에서 2.6%를 보였다.

자료:한국부동산원
자료:한국부동산원

상가 권리금도 약세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상가 권리금은 2020년 기준 평균 4074만원(㎡당 52만8000원)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낮았다. 상가 평균 권리금은 2015년 4574만원에서 2016년 4661만원, 2017년 4777만원으로 올랐다가 2018년 4535만원, 2019년 4276만원으로 하향세를 보이는 등 2017년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다.

권리금은 기존 상인이 가게를 넘길 때 새 임차인에게 받는 돈이다. 그 자리에서 장사가 잘되는지에 따라 권리금 액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상가 가치를 재는 척도로 여겨진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상가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권리금도 함께 떨어진 것이다. 권리금 자체를 받지 못하는 상가도 늘고 있다.

지난해 권리금이 있는 상가 비율은 55.4%로 2019년(67.5%)보다 12%p 하락했다. 장사가 안 돼 권리금을 받지 못하고 가게를 정리한 자영업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특히, 서울의 경우 권리금 있는 상가 비율이 46.7%로 1년 새 14.5%p나 떨어졌다. 서울 시내 상가 2곳 가운데 한 곳은 권리금이 없다는 얘기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실률이 상승하는 등 상가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 영향으로 임대료도 소폭 하락하면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조현택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상가 시장 수익률 하락이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내수경기가 회복된다면 수익률이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