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해외매출 4조 돌파, 농심 라면 매출 32% ↑
해외 사업 부진 기업들 정체, 내수기업들도 시름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20 한국·베트남 문화 페어'의 K푸드 홍보존에 현지인들이 몰려 식료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20 한국·베트남 문화 페어'의 K푸드 홍보존에 현지인들이 몰려 식료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장영일 기자] 국내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던 식음료 기업들의 해외 진출 노력이 지난해 비로소 결실을 맺은 모습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내수가 휘청인 가운데, 해외에서 K푸드가 통하면서 해당 기업들의 실적도 함박웃음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농심, 오뚜기 등 주요 식품업체들의 해외 매출이 각각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국내 매출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해외 매출이 31%나 늘었다. 해외 매출은 식품사업 전체 매출(8조9697억원)의 절반인 4조1297억원에 달했다.

해외의 선전으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이 전년 대비 8.5% 오른 24조2457억원, 영업이익은 51.6% 늘어난 1조3596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미국 중서부 소재 사우스다코다의 주정부 지원을 받아 수폴스에 17만평 규모의 공장 부지를 확보하는 등 해외 공장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미시장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가정식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비고 만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미국 전역에서 비비고 만두 생산공장 가동률은 90% 수준에 이를 정도로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도 미국과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성장이 가팔라지면서 최고 실적을 냈다.

농심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6398억원, 16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 103.4% 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라면은 국내 매출이 전년 대비 10% 늘어난 것과 비교해 해외 매출은 32.1%나 증가했다. 특히 미국이 중국을 넘어서 농심의 최대 해외 시장으로 떠올랐다. 캐나다를 포함한 미국법인 매출은 약 3억2600만달러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는 전년 대비 약 28% 성장하는 것이다. 농심은 현재 미국과 중국에 공장을 두고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 주요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매출은 2019년에 이어 신기록을 경신했고, 영업이익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최대치"라며 "라면과 스낵 등 국내 주력사업 매출과 해외사업 성장에 따른 실적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오뚜기도 팬데믹 속에서 지난해 사상 최대 해외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10%를 넘어서는 등 내수 기업 이미지에서 탈바꿈하고 있다.

오뚜기는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미국, 베트남, 중국, 뉴질랜드에 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특히 베트남을 거점으로 한 동남아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롯데제과는 해외 부진으로 성장세가 주춤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0.8% 줄어든 2조7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15.7% 늘어난 1126억원이었다.

롯데제과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3.3% 감소한 3305억원에 그쳤다. 롯데제과의 3분기 기준 해외공장은 21곳으로 지난해 중국과 파키스탄에서 3곳을 폐쇄했다. 3개 공장을 운영중인 베트남에서도 사업철수를 예고한 상황으로 해외 매출은 당분간 큰 폭의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칠성도 코로나19 여파에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지난해 주류 매출은 6097억원에 그치면서 전년 대비 1000억원 넘게 줄어들었다.

야외 활동 감소로 음료와 주류 소비가 줄어든 가운데 시장 점유율 1위인 하이트진로의 강한 벽도 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롯데칠성은 식음료 기업 10위 기업 중에서 유일하게 지난해 역성장한 불명예를 썼다.

롯데칠성의 지난해 매출은 2조2579억원, 영업이익은 972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7.1%, 9.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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