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전직원 대상 간담회 개최
평가제도·보상·조직문화 의견 개진
노조 "뚜렷한 해결책 미흡…아쉬워"

카카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카카오 제공
카카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카카오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카카오가 최근 논란이 된 직장내 괴롭힘 의혹과 인사 평가제도 등을 진화하기 위해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까지 나섰으나 내부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은 모양새다.

카카오는 지난 2일 오전에 2시간 가량의 화상 사내간담회를 열고 문제점을 공유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와 김정우 전략인사실장 등이 참석해 회사 평가제도와 보상, 조직문화, 직장 내 괴롭힘 등의 이슈에 관해 직원들과 의견을 나눴다.

본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간담회에는 선착순 100명의 직원들이 화상회의 방식으로 참석하고 카카오TV로 생중계됐다.

카카오 측은 “평가제도와 보상, 조직문화, 직장 내 괴롭힘 등 여러 주제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로, 평가 방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직장 내 괴롭힘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문제가 됐던 동료·상향 평가는 장점은 인정하면서도 표현 방식을 심리적 안정감과 긍정적 인식을 주는 쪽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직원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한 논의 테이블을 운영하고 별도 설문 조사도 할 계획이다.

카카오 측은 "평가 제도·보상·조직문화·직장 내 괴롭힘 등 여러 가지 어젠다에 대해 자유롭고 솔직한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다"다고 자평했다.

제주시에 위치한 카카오 본사
제주시에 위치한 카카오 본사

카카오에서 불거진 인사평가 논란은 지난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유서 형식의 글이 올라오면서 제기됐다. 또 ‘카카오의 인사평가는 살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동료평가와 평가 결과값을 해당 직원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지나친 인사평가라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동료들이 시행하는 '다면평가' 중 '리뷰 대상자와 다시 함께 일하시겠습니까?'라는 항목이다.

해당 항목의 답변인 '함께 일하기 싫음', '상관없음', '함께 일하고 싶음'의 응답자가 몇 명인지, 또 회사 평균과 대비해 나와 일하기 싫어하는 동료가 얼마나 많은지도 보여준다.

직원들은 이러한 데이터를 당사자에 낱낱이 공개하는 게 잔인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카카오 직원은 해당 인사평가 문항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조사해달라며 고용노동부에 근로 감독 청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이 악화되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재산 기부 방안에 대한 사내 간담회에서 직접 소통에 나섰지만, 평가·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범수 의장은 "이번 이슈는 사내 문화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간담회에 참여한 직원들 중 일부도 감정적인 평가를 남기는 것과 평가제도에 대해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남기기도 했다.

또 성과급과 보상이 부족하다는 불만도 나왔다. 앞서 카카오는 코로나19 국면에서 비대면 특수를 맞으며 지난 한해에도 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카카오 노조는 "보상과 관련해 회사의 직원별 상담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들과 함께 인센티브 기준과 같은 정보공개가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면서 "조만간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협의를 사측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도 "회사가 직원들과 대화의 장을 만들긴 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주는 자리는 아니었다"면서 "의견 수렴이 필요한 단계는 이미 지났음에도 회사는 원론적인 입장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카카오 측은 “평가와보상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가진 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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