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인수후보에 롯데·신세계·SKT·MBK
유력후보 카카오, 인수금액 부담느껴 불참 선언
롯데·신세계, 이커머스 강화 위해 '승부수' 전망

올해 최고의 M&A(인수합병)으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의 인수전에 유력후보로 꼽히던 카카오가 불참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최고의 M&A(인수합병)으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의 인수전에 유력후보로 꼽히던 카카오가 불참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올해 최고의 M&A(인수합병)으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의 인수전에 유력후보로 꼽히던 카카오가 불참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IB(투자은행)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입찰에는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였기에 의외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카카오는 지난 2010년부터 카카오톡에 탑재된 ‘카카오톡 쇼핑하기’ 기능으로 전자상거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커머스 거래액은 약 4조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도 크다. 다만 최근에 이커머스 시장이 각광받으면서 카카오도 사업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여기에 경쟁 플랫폼 업체인 네이버가 이커머스 선두 다툼에 나서며 위기감도 더욱 고조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 실제로 카카오도 내부적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를 적극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불참한 가장 큰 이유로는 최대 경쟁사인 네이버에 이익이 돌아가는 ‘거래액 산정 방식’ 탓이 제일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쇼핑하려면 네이버를 통해 원하는 물품을 검색해보고 지마켓이나 11번가 등 다른 플랫폼으로 들어가 구입한다. 이러한 방식 탓에 소비자의 상품 구매가 이뤄지면 네이버와 지마켓 등 플랫폼, 둘다에 거래액이 잡히게 되는 구조가 마련된다.

네이버라는 막강한 검색 플랫폼이 존재하는한 어떠한 플랫폼이 들어오더라도, 네이버는 수수료 명목으로 매출이 달성된다. 비슷한 검색 플랫폼으로 경쟁하는 카카오 입장에서 경쟁사에게 유리한 방식을 구태어 택할 필요는 없다.

이보다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나서는 방법이 더욱 좋다는 것에 카카오 경영진의 의견이 모아졌다는 후문이 나온다. 여기에 인수비용과 비교해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베이코리아 매각가는 4조~5조원 규모인데, 카카오톡과 G마켓·옥션 등 오픈마켓 시너지 창출 방안이 분명치 않다는 주장이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4월 개최한 '롯데온 전략 설명회'
롯데쇼핑이 지난해 4월 개최한 '롯데온 전략 설명회'

반면 카카오와 입장이 다른 롯데와 신세계라는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적극적이다. 두 업체 모두 검색 플랫폼을 갖고 있지 않고, 자체적인 통합쇼핑몰에 지마켓과 옥션을 결합할 경우 시너지가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롯데는 자사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을 야심차게 출범시켰으나 소비자의 큰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롯데온은 총 3조원을 투자했으나 타사에 비해 느린 배송, 불편한 고객센터, 미흡한 시스템 등으로 아쉬운 점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온의 도약이 미흡한 상황에서 이커머스 입지가 탄탄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이커머스 시장 선두로 떠오를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에 롯데의 오프라인 인프라가 합쳐진다면 큰 시너지가 발생할 수도 있다.

게다가 신동빈 회장은 이커머스에 더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롯데 최고경영자(CEO) 포럼’에 마켓컬리의 김슬아 대표를 초청했다. 여기에 신동빈 회장이 포럼에 참석해 이커머스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신세계그룹도 롯데 못지않게 이커머스 시장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세계도 그룹의 통합쇼핑몰 SSG닷컴을 선보인 후 지난해부터는 몸집 키우기를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SSG닷컴에서 이마트의 오픈마켓을 선보이면서 신선식품의 강점을 살리면서 오픈마켓을 통한 몸집 확대를 노리고 있다.

SSG닷컴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나 지난해 기준 거래액은 아직 4조원 수준에 그쳤다. 외부 판매자를 활용한 오픈마켓을 활용할 경우 카테고리와 품목 수를 늘릴 수 있어 소비자를 더욱 모을 수 있다. 여기에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이뤄지면 오픈마켓 전환이 더욱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

또 신세계는 네이버와 온라인 쇼핑 부문에서 협업을 강화하면서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통해서 신세계가 가진 전국 물류망과 네이버의 물류 파트너사들과의 연계를 통해 전국 단위의 풀필먼트, 라스트 마일 서비스 확대 등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히던 업체들과 달리 SK텔레콤이 깜짝 등장한 점도 흥미를 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면 SK텔레콤의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의 협력을 성공하면서 경쟁력 확보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다만 유통업체의 각축전이 된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얼마만큼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베이 본사는 이베이코리아의 인수가를 5조원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여전히 업체들은 가격이 너무 높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인수가 너무 높다는 것에 업체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면서 “가격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본입찰에서 빠지는 업체들이 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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