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쿠팡 서비스 일본 론칭 언급" 일본서 보도
소프트뱅크 "손정의 언급 안 해…유사 서비스 고민"
일본 e커머스 시장·성장성 크지만…장애물 높아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쿠팡의 일본 서비스 도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보도에 소프트뱅크는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나 유사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며 여지를 남겨놨다.

로이터통신은 손정의 회장이 뉴욕 증시 상장에 성공한 쿠팡의 일본 서비스 도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고 지난달 30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은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Z홀딩스가 쿠팡의 일본내 서비스를 위해 쿠팡측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손정의 회장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쿠팡의 서비스를) 일본에서도 할 수 있을지 야후재팬 임직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에서는 쿠팡의 일본 진출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Z홀딩스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 간 통합을 위해 지난 1일 출범시킨 중간 지주회사다.

우리나라에서 사업 기반을 다진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다만 소프트뱅크그룹은 쿠팡 서비스의 일본 도입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손정의 회장은 쿠팡 서비스의 일본 론칭을 언급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단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보도가 나온 뒤 쿠팡 주가는 급등했다. 보도 당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쿠팡은 전 거래일보다 5.70% 뛴 46.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쿠팡 주가가 5% 넘게 오른 것은 상장 이후 처음이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는 쿠팡에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30억 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하며 쿠팡의 대주주로 올라섰다. 

쿠팡
쿠팡

쿠팡의 일본 진출 가능성이 제기된 이유는 일본 내 이커머스 시장이 규모가 크고 아직까지 시장성이 높다는 것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약 19조3609억엔(약 200조원)에 달한다. 순위로만 따지면 중국과 미국, 영국에 이은 4위다.

일본 경제산업성 ‘전자상거래 시장 조사 결과 2020’에 따르면 2019년 현재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19조3609억엔(약 200조원)으로 전년 대비 6.76%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소매시장에서는 우리나라보다도 비중이 낮다. 이에 성장가능성과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쿠팡의 로켓배송 시스템이 일본 시장에 도입된다면 일본 소비자를 사로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현재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 1위는 아마존이 설립한 아마존재팬이다. 아마존재팬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당일 배송이나 수령일 지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야후재팬은 아마존, 라쿠텐에 이어 전자상거래 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야후재팬에 쿠팡의 로켓배송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시장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그러나 쿠팡이 일본에 물류 창고 등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돈이 필요한 만큼 소프트뱅크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사업모델 그대로 일본에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도입하더라도 일부 서비스를 가져오는 것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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