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등기임원 상여 줄었지만 급여 인상...감소분 메꿔
임직원 연봉차 신세계 10.4배·이마트 18.2배...업계 최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한 실적으로 거둔 신세계 그룹의 임직원간 보수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오너와 임원들의 연봉이 소폭 감소하거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매년 직원수가 줄어들면서 신세계가 비용을 줄여 영업이익을 보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4조7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84억원으로 전년 대비 81.1% 급감했다. 신세계의 실적은 백화점과 면세점 사업 등을 아우르는 수치다.

이같은 저조한 실적에도 신세계 오너 일가와 임원들은 전년과 비슷한 보수를 받았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급여 17억9400만원, 상여금 11억6600만원 등 29억6000만원을 받았다. 전년(31억1400만원)보다 약 1억5000만원 줄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년 대비 상여금이 줄었지만 급여를 늘렸다. 정 총괄사장은 급여로 17억9400만원을 받았는데 이는 전년보다 1억3000여만원 늘어난 수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의 모친인 이명희 회장과 부친인 정재은 명예회장도 상여금이 소폭 줄었지만 보수 감소분을 급여 상승분으로 메웠다.

이 회장과 정 명예회장은 신세계에서 급여와 상여금으로 12억6100만원을 받았는데, 급여가 7억7000만원으로 전년(6억4300만원)보다 늘었다.

오너일가 뿐만 아니라 등기임원들의 보수도 올랐다.

등기 임원인 권혁구 전략실장(사장)은 지난해 급여와 성과급으로 6억6300만원을 수령했는데 이는 지난해(6억200만원)보다 늘어난 수치다. 김정식 사내이사는 퇴임하면서 10억5900만원의 퇴직금을 수령하면서 총 16억9900만원을 받아갔다.

임원의 보수는 이사회가 결정하도록 돼있다. 신세계 측은 이사회에서 결정된 임원보수규정에 따라 직위, 위임업무의 성격 및 수행결과, 회사기여도 등을 고려해 연봉을 산정한다고 설명한다.

미등기임원들의 보수는 평균 5억6300만원으로 전년(5억6100만원) 대비 소폭 상승했다. 반면 직원들의 평균 연봉(5900만원)은 제자리를 지키면서 미등기임원과 직원들의 연봉격차는 더 커졌다.

CEO스코어데일리에 따르면 직원과 미등기임원간 연봉 격차는 업종 중에서 유통(8.5배)이 가장 크다. 이중 신세계(10.4배), 이마트(18.2배)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마트의 경우 직원 평균 연봉은 3790만원이지만, 미등기임원의 평균 연봉은 6억9100만원에 달한다.

업계는 신세계가 비용절감으로 영업이익을 보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임직원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4년 3475명에 달했던 직원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15년 3439명, 2016년 3368명, 2017년 3157명, 2018년 2730명, 2019년 2763명, 지난해엔 2696명까지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진한 사업이나 고정비 지출이 많은 부문에 대한 철수 및 정리가 이뤄지면서 임직원수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오너와 임원들이 사업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기보다는 구성원들이 적자에 대한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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